현대인의 정신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교원의 경우도 교권 약화, 교육활동 침해 등으로 상담 및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시·도교육청별 교육활동보호센터 상담 건수 및 심리치료 자료를 봐도 3~4년 만에 4~5배 이상 증가했다.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직 보건교사가 교사·학생의 정신건강을 위한 통합의학 지침서를 펴냈다. 김미화 경북 약목고 보건교사가 그 주인공.
김 교사는 ‘경북교육청 책쓰는 선생님’ 공모사업을 통해 최근 ‘스트레스, 불안, 공황장애 self-care 가이드(부교감신경 활성화!)’(디자인21 펴냄)를 발간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부교감신경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고등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정서적인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학생들을 만났지만, 구체적 해결 방법이 없어서 곤란했어요. 어느 날 보건실을 찾은 학생에게 등 마사지를 적용했는데 소화불량, 두통 등의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했어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죠.”
책을 쓰는 데는 임상간호사와 다수 대학의 외래교수 경력을 통해 쌓은 실무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이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각종 출판자료와 관련 논문을 검토하면서 학생들에게 적용 가능한 방법을 찾아 적용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독자들을 위한 이론적 배경을 정립하는 일이었다. 통합의학에 대한 논문들이 대부분 해외에서 발간돼 자료를 찾고 번역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였다.
“동·서양 의학 분야에 대한 정보를 모두 취합하는 과정이 어려웠어요. 인문계고에 근무하다보니 입시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학생들도 많아 더 시간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책이 나오고 나서는 “우리 학생들 건강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동료들 반응이 가장 반가웠다.
김 교사는 정신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와 실천을 강조했다. 약물이나 심리상담은 보조적인 수단일 뿐 스스로 치료자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트레스나 불안 증세가 나타날 때 당황하지 말고 심호흡이나 따뜻한 물 한 잔 마실 것을 권유했다. 또 도구를 활용한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공황장애나 불안 증세로 패닉에 빠진 학생들이 보건실을 찾으면, 마사지, 복부 온찜질 등을 통해 대부분 효과를 봤다.
“학교 현장은 여러 사건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학생뿐만 아니라 동료 선생님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