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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쓰나미' 현장 자원봉사 다녀온 손효상 교사

지진·해일이 휩쓴 상처 체감하고 와
황폐한 땅만 남은 곳에 집짓기 '구슬땀'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그 분들의 아픔을 절감 했습니다. 자원봉사라는 거창한 말보다 그냥 내 가족, 내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돕는 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하는 거죠.”

2일부터 16일까지 안양제일교회 선교팀의 일원으로 여동생 2명과 함께 태국 지진·해일(쓰나미) 피해지역에서 재해복구를 돕고 온 경기 용인 대지초 손효상(28) 교사는 현지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손 교사가 자원봉사를 간 태국 카우락 지역은 우리나라 관광객 18명이 실종되는 등 쓰나미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는 곳.

사고 후 한 달이 흘렀지만 10m 해일이 지나간 상흔은 생각보다 컸다. 태국정부의 노력으로 대부분의 관광지는 복구된 상태지만 일반 주민들이 사는 곳은 아직도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많다.

그는 “부서진 건물더미들을 생각했는데 처음 현장을 보니 황폐한 땅만 있어 의아했다”면서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곳이 모두 리조트, 집 등이 빼곡히 있던 자리였는데 잔재조차 남지 않고 휩쓸려 갔다는 설명에 기가 막혔다”고 설명했다.

부두에 있어야 할 배가 산 중턱에 있는가 하면 해일로 밀려온 바닷물이 썩어, 들어가면 안되는 지역인데도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고철을 찾아다니고 이중 일부는 파상풍으로 인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손 교사는 한낮 온도가 34~35도가 넘는 불볕더위 속에서 주민들의 집을 짓는 일을 도왔다. 선교팀이 가져간 생수가 하루에 6~7박스씩 동이 날 정도로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그들의 아픈 마음을 다독이듯 바닥을 다지고 차곡차곡 벽돌을 쌓아올렸다.

“그간 자원봉사자들이 왔다가 며칠만 대충 머무른 후 사라지곤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처음엔 주민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며 “집을 짓고 함께 일을 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풀려 나중에는 꼭 놀러오라는 당부까지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2주간의 기간 동안 오히려 태국에서 많이 배우고 왔다고 말했다. “처음엔 어떻게 해서든 도와야한다는 마음뿐이었는데 차츰 내 가족, 친구 같아 하루빨리 집을 지어 생활의 안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뿐이었다”면서 “봉사는 내가 돕는 것이 아니라 내 일 같이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새 학기가 되면 태국에서의 값진 경험을 학생들에게도 들려줄 생각이다. “현지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우리나라도 이런 자연재해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것”이라면서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자라는 요즘 아이들은 어려운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눈으로 보고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도 카우락 사람들이 눈에 밟힌다는 손 교사는 앞으로도 자원봉사를 계속할 결심을 밝혔다. “재해복구를 하면서 왜 우리나라의 어려운 사람들은 돕지 못했나 하는 후회가 많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에 태국에서 자원봉사를 한 선교팀 18명 모두가 다시 카우락을 찾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손교사는 “다음엔 좋은 일로 가서 그들과 함께 지내다 올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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