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교 학업중단률 상승이 과거의 ‘강요된 탈락’ 중심 구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성화고·읍면지역 중심의 중도탈락 문제와 함께 검정고시를 활용한 자발적 교육경로 선택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학업중단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가 발간한 교육정책개발 최신호(393호) 교육통계 ‘최근 청소년 학업중단의 변화 양상: 강요된 ‘탈락’과 자발적 ‘선택’ 사이’에 따르면 최근 학업중단은 질병·가사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중도탈락뿐 아니라 검정고시와 대입 전략 등을 고려한 자발적 교육경로 선택이 함께 나타나는 복합적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중학교 학업중단률은 장기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된 반면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최근 다시 상승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고교 학업중단률은 2020학년도 1.1%에서 2021년 1.5%, 2022년 1.9%, 2023년 2.0%, 2024년 2.1%로 5년 연속 증가했다. 초·중학교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과 달리 고등학교는 장기적으로 ‘N’자형 변화 추이를 보이며 최근 재상승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 유형별로는 특성화고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2024년 특성화고 학업중단률은 4.2%로 일반고(1.7%), 특목고(1.7%), 자율고(1.9%)보다 크게 높았다. 일반고 역시 2015년 1.1%에서 2024년 1.7%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 특목고와 자율고는 절대적인 수치는 높지 않았지만 이전보다 각각 0.6%p, 1.1%p 증가했다.
지역 규모에 따른 격차도 확인됐다. 동일한 학교 유형 안에서도 읍·면 지역 학생의 학업중단률이 광역시·중소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특성화고는 특별·광역시와 중소도시에서 최근 4% 이상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고에서는 읍·면 지역의 ‘부적응’ 사유 비중이 도시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고, 특성화고 역시 특별·광역시와 읍 지역에서 부적응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학업중단 사유에서는 자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최근 10년 사이 자퇴 비율은 2014년 95.1%에서 2020년 97.2%, 2023년 98.4%, 2024년 98.8%까지 상승했다. 2024학년도 자퇴 사유는 ‘기타’가 68.8%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적응(14.38%), 해외출국(8.44%), 질병(6.49%) 순으로 집계됐다.
학교 유형별 차이도 나타났다. 일반고는 ‘기타’ 사유 비중이 71.28%로 높았고, 특성화고는 ‘부적응’ 비율이 27.35%로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됐다. 특목고와 자율고는 해외출국 비율이 각각 16.14%, 13.91%로 다른 학교 유형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특히 특목고와 자율고에서 나타나는 해외출국 및 검정고시 활용 흐름에 대해 대학입시 전략과 연결된 선택형 학업중단 가능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고졸 검정고시 지원자는 2017년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2024년 약 5만 명 수준을 기록했다. 대학 입학자 가운데 검정고시 출신 비율도 2019년 1.3%에서 2024년 2.7%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고교 학업중단률 역시 1.1%에서 2.1%로 상승해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고졸 검정고시 합격률도 2000년대 중반 40~50% 수준에서 최근 71.7%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신동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센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학업중단은 강요된 ‘중도탈락’과 자발적 교육경로 선택이 공존하는 복합적 양상을 보인다”며 “‘기타’ 사유가 약 70% 수준을 차지하는 만큼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규명하는 일이 청소년 학업지속률 제고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탈락’과 ‘선택’ 사이에서 청소년들이 어떤 맥락에서 왜, 어떻게 학업중단에 이르게 되는지를 보다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