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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AI시대 학교, 철학지식 넘어 ‘철학하는 학생’ 키워야”

철학교육자대회·한국철학교육학회 하계학술대회
전국철학교사모임 주축...‘철학함’의 의미와 실천 모색
도덕함·학교 운영·현장 수업으로 논의 확장

인공지능(AI)이 지식과 답을 빠르게 제공하는 시대일수록 학교는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철학 지식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삶의 문제를 직접 탐구하는 ‘철학함’을 교육의 중심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5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제2회 철학교육자대회 및 한국철학교육학회 2026년 하계학술대회에서 나왔다. 전국철학교사모임이 주최하고 한국철학교육학회와 이화철학연구소가 주관한 이번 대회에서는 AI 시대 철학함의 의미부터 교육과정과 학교 운영, 교실에서의 실천까지 폭넓게 다뤄졌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는 대회 기획과 연사 섭외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핵심 화두는 AI가 대신하기 어려운 인간의 ‘판단’이었다. 기조강연에 나선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는 AI 의존이 가져올 수 있는 ‘인지적 부채’를 경계했다. AI를 통해 손쉽게 답을 얻는 것과 별개로 직접 읽고 요약·기록하는 훈련이 필요하며 최종적인 판단에 대한 책임 역시 인간에게 있다는 설명이다.

 

AI의 양면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축사에 나선 이한구 타우마제인 이사장은 플라톤의 ‘파이드로스’에 등장하는 문자의 양면성을 AI와 연결해 약이자 독이 될 수 있는 ‘파르마콘(pharmakon)’에 비유했다. 이날 양일모 한국철학회 회장도 축사를 했으며 기조강연 뒤에는 박정하 전 한국철학회 회장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AI 시대의 ‘철학함’을 학교교육에 어떻게 담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도덕함’을 도덕 현상을 탐구하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한 뒤 이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철학함 역시 잠시 멈춰 자신과 거리를 두는 데서 시작한다며 철학하는 시민을 기르는 일을 특정 교과가 아닌 학교 전체의 과제로 제시했다.

 

박하식 하나고 교장은 학교 운영으로 논의를 확장했다. “학교 운영 자체가 철학해야 한다”고 밝힌 그는 철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와 경기외고·충남삼성고·하나고에서의 교육 경험을 토대로 학생에게 무엇을 공부했는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왜 공부하고 어떻게 알게 됐는지를 스스로 묻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의 지식이론(TOK)도 탐구하고 사고하며 성찰하는 사람을 기르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교육과정에서 ‘철학함’을 구체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지애 이화여대 교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고교 교양과목 ‘인간과 철학’을 중심으로 철학함의 개념과 실현 방향을 짚었다. 사랑에 관한 지식을 배우는 것과 직접 사랑하는 것이 다르듯 철학 역시 철학자와 개념을 아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되며 학생이 실제로 철학하는 경험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다.

 

학교 밖으로 철학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기업교육 전문기업 캐럿글로벌의 노상충 대표는 인문철학재단 타우마제인의 설립과 활동을 지원해온 경험을 토대로 인간 소외와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대중철학 운동을 제안했다.

 

‘철학함’은 현장 교사들의 발표에서 구체적인 수업으로 제시됐다. 박근영 함현중 교사는 ‘생각할 수 있도록 묻는다는 것: 인생의 질풍노도를 시작한 중학생들과 함께’를 주제로 중학생과 함께한 수업 사례를 발표했다. 학생에게 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통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한겨레 대원국제중 교사는 ‘인간의 한계에서 삶의 의미를 묻다: 짧은 독서와 논증적 글쓰기를 통하여’를 통해 읽기와 글쓰기를 철학적 사고로 연결한 사례를 소개했다. 박진 예일여고 교사는 ‘내 삶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질문하는 인간을 향한 딥씽킹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이 질문하며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수업을 공유했다.

 

윤이정 전 안양예고 교사는 ‘틀릴 수 있기에 질문한다: 전달과 왜곡의 경험을 바탕으로’를 주제로 읽고 듣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해와 왜곡을 수업 소재로 삼았다. 원문과 전달된 내용을 비교하고 개념·이유·가치에서 평가·대안·적용으로 질문을 확장해 학생들이 자신이 받아들인 내용을 다시 살펴보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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