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이번에 교육발전 5개년 계획시안을 작성하여 공표하였다. 2010년을 겨냥하면서 여덟가지의 미래상 구현을 위한 67개의 핵심과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수백개의 세부항목별로 5개년간의 연차별 추진일정과 물량 및 일정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계획시안은 4만 5천부를 요약본 60만부와 함께 배포하고 PC통신망에 올려 광범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 한다. 그러나 계획시안작성에 있어 지나치게 교육부 공무원들 중심으로 행정적인 시각에서 접근한 것은 문제가 있다. 세부계획사항에 대한 수정·보완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1세기를 내다볼 때 우리교육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지에 관한 기본방향 설정단계에서 학계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았어야 했다.
향후 5개년동안의 청사진을 확정하여 공표함으로써 정책결정자가 바뀌더라도 함부로 변경하지 못하게 구속력을 부여하자는 취지는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계획의 공표만으로 중도변경없는 실천을 담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필요한 경우 법률이나 대통령령으로 법제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5년간 113조원에 달하는 투자재원이 확보될 수 있는가이다. 과거에 많은 교육계획들이 장미빛 설계를 제시했지만 死文化된 가장 큰 요인은 재원확보 실패였다. 현 대통령도 선거당시 교육재정을 GNP의 6%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지켜질 전망은 거의 없다. 따라서 교육재정을 확충해야 한다는 범정부적인 의지도 필요하지만 실현가능성이 확실한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우려되는 것은 계획시안이 너무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 자승자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 계획시안의 내용을 보면 교육부가 하겠다는 사항이 너무 많다. 기본방향은 자율과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하면서 실제 계획내용을 보면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제도와 지침을 상세하게 설정하여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차원에서는 기본원칙과 모델을 제시하는데 그치고 각 교육청과 대학에서 각기 여건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독자적인 계획을 수립·추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