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부가 전라남도 교육감이 추천한 부교육감 후보자를 놓고 1개월이 지나도록 임용제청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군림행정의 잔재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실례가 된다. 특히 지금까지 일반직공무원의 임명에 대해서는 일체의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교육부가 유독 교육전문직에 대해 재검토 운운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는 처사이다.
첫째, 반려사유가 부당하다. 교육부는 부교육감 추천 반려의 사유로 중앙행정의 경험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는 교육부가 여전히 행정의 중앙 독점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시·도교육청을 중앙의 통제와 지시에 종속된 기능 정도로만 파악하고 있다는 반증이 된다. 바람직한 교육자치를 실시하기 위해선 지역의 특색이 반영된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기능은 더욱 중요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지방교육의 실정을 잘 아는 인사를 추천한 교육감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다음은 교육부가 사실상 일반직 임용을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전문직 대 일반직의 비율이 8대7이었으나 현재는 경남과 제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직으로 보임되어 있다. 이에 대해 일선 교육계의 비난이 거세었으나 교육부는 부교육감 인사권의 분산을 빌미로 반강제적으로 일반직 인사를 강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하여 그동안 교육부가 부교육감 인사과정에 강력히 개입해 왔다는 의혹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방교육자치의 정착을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부교육감은 교육감의 추천을 받아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고 있다. 따라서 부교육감의 임명권은 사실상 교육감에게 있는 것이며, 장관의 제청은 대통령 임명을 위한 최소한의 절차인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하자가 없는 후보자에 대한 교육감의 적법한 추천권을 묵살하는 것은 교육부가 앞장서서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말로만 행정권한의 위임 확대를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육부는 더 이상 부교육감 임명에 대해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나아가 제도적으로 부교육감을 교육공무원으로만 임명할 수 있도록 개선함으로써 일반직 공무원의 자리 확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교육행정의 전문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