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제를 강행하려는 교육부 태도를 보면서 7년전 교원정년단축의 참담한 실패가 반복되는 것 같아 실로 우려된다. 당시 교육부는 나이 든 교원 1명 나가면 젊은 교원 2.5명을 쓰고도, 남는 재원 2,000여억원은 교육시설 개선에 투자하겠다는 탁상논리로 학부모와 국민을 호도했다. 교육계가 교원부족 사태를 예견하며 반대했으나 정부는 귀를 막고, 무자르듯 정년 3년을 잘라버렸다.
그 결과 중등자격자를 초등에 발령내고, 몇십년을 농사짓고 장사하던 ‘장롱 교사자격자’들을 불러 내고, 50대 후반의 ‘나이 든’ 퇴직 교원들을 다시 모셔오는 코메디가 연출되었다. 그러고도 법정 정원 확보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고, 현재도 35,905명의 교원이 모자란다. 정작 교육의 질은 관심 밖이다. 기실, 학교교육은 여기서부터 무너졌다.
그런데, 정부는 그 책임을 교원에게 전가하고 있다. 교육현장의 실정을 무시한 탁상행정, 여론몰이식 밀어붙이기를 반복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진표 교육부총리 보다도, 7년전 정년단축의 무리수를 두었던 장본인인 이해찬 국무총리의 정책의지에 주목한다.
지난 18일, 한국교총과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3단체는 ‘졸속 교원평가 저지와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결성하고, 시범학교 선정 거부 운동에 돌입하였다. 6월25일에는 사상 초유로 교원3단체가 주관하는 교원총궐기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전국의 국공사립 초중고 교장단도 25일, 성명을 통해 교원3단체와 함께 저지투쟁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40만 교원들만이 아니라, 학부모단체들도 교육부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시범운영도, 동료평가도 당사자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그렇다면 해법은 분명해졌다. 힘으로, 오기로, 여론몰이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교육부가 좀 더 큰 호흡으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미 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들이 범국민적인 ‘학교교육발전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만큼, 교육부는 현재의 방안을 철회하고, 이 기구를 통해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