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까지 그 분위기가 이어졌던 설명절. 옛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보냈을까. 동심과 추억의 세계로 이끌어줄 설 민속놀이들을 모았다.
#윳놀이: 신라시대부터 성행한 우리민족이 개발한 한민족 특유의 놀이로 정월초하루에서 보름날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겼다. 윷가락의 도, 개, 걸, 윷, 모는 우리생활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가축인 돼지(도), 개(개), 양(걸), 소(윷), 말(모)의 옛이름에서 따왔다. 윷은 크게 장작윷, 밤윷(싸리윷)으로 나뉘는데 장작윷은 엄지 두께 한뼘길이 막대기로 만들어 손으로 잡고 던지며, 밤윷은 한치 길이 새끼손가락 굵기로 나무를 깎아 만들어 종지에 담거나 손바닥안에 담아 던진다.
#연날리기: 세계 곳곳에서 신분, 연령의 구별없이 즐기던 놀이. 신라 김유신장군이 내란평정에 연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전해오며 민중에게 보급된 것은 조선 영조 때부터. 연날리기는 12월 중순부터 시작되지만 정월초하루가 지나야 본격적으로 벌어진다.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인간의 소망이 표현된 것이라 볼 수 있는 연에는 대보름이 되면 자신의 소원을 실어 하늘높이 띄워 보내기도 한다. 방패연, 제비연, 문어연 등이 있고 때로 다른 사람과 서로 연실을 부벼 끊는 연싸움을 하기도 했다.
#제기차기: 남자어린이들의 옥외놀이 제기차기는 우선 동전같은 쇳조각에 헝겊을 싸서 술을 만들고 이를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보다많이 차올리는 시합을 했다. 추운 겨울에 움츠러들기 쉬운 어린이들을 뛰어놀게 하는데 매우 좋은 레포츠였다.
#고싸움: 전남 광산군 대조면 칠석리 윷돌마을에서 매해 음력 정월부터 2월 초하루에 걸쳐 벌이던 놀이. 큰 줄을 꼬아 앞쪽에 고를짓고 이것을 양쪽에서 밀어 부딪게 한 다음 상대방의 고를 땅에 내려뜨린 쪽이 이기게 된다. 놀이의 유래에 대해 마을 주민들은 윷돌마을이 황소가 쭈그리고앉은 와우상이라 터가 거세기 때문에 이를 풀어주기 위해 시작했다하나 믿을 만한 것은 못된다. 줄다리기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널뛰기: 연날리기가 남자의 놀이라면 널뛰기는 여자의 놀이로 음력 정초를 비롯 단오, 한가위 등 큰 명절에 행해졌다. 기원은 알길이 없으나 전설에 의하면 높은 담장속에 갇힌 남편을 보기 위해 한여인이 다른 여인을 꾀어 널뛰기를 했다는 말이 있으며 폐쇄적 여성관이 자리잡기 전인 고려 이전부터 전승되어 온 것으로 추측된다.
#도깨비놀이: 사내아이들이 정월밤 쥐불놀이 할 때 얼굴에 종이 탈을 만들어 쓰고 바지를 홀쭉하게 입고서 한손에는 횃불을, 다른 한손에는 방망이를 들고 기성을 지르며 언덕으로부터 마을로 내닫는데 이 놀이를 도깨비놀음이라 한다.
#마디좀놀이: 구럭다기날, 가막다기날, 마디좀날은 아낙네들이 모여 즐겁게 노는 날이다. 가막다기날은 정월 16일. 이날 나들이하면 재수없다했으며 정월 22일 마디좀날 놀지 않으면 곡식 마디마디에 병이 난다했다. 구럭다기날은 2월1일로 이 날놀지 않으면 '구럭이 썬다'고 했다. 이 세날에는 아낙네들이 마을 큰집에 모여 음식을 장만해 나눠먹고 북, 장구 혹은 큰 대야에 물을 가득 붓고 쪽박을 물위에 엎어 놓고 숟가락으로 때리며 물장구를치면서 소리도 하고 넋두리춤도 추며 즐겁게 놀았다 한다.
#투호: 예쁜 항아리를 뜰 가운데 놓고 일정한 거리만큼 떨어져서 화살 같이 만든 청홍의 긴 막대기를 던져 누가 더 많이 항아리속에 던져넣느냐를 겨루는 놀이로 옛날 궁중여자들이 많이 했다고 한다. 중국 당나라에서 시작, 고구려, 백제 때 궁중 상류사회 사람들이 즐겼던 놀이로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경회루에서 직접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산가지 놀이: 산가지란 우리 선조들이 수효를 셈하는데 쓰던 젓가락만한 대를 말한다. 2~5명이 선을 정한뒤, 선이 산가지 20~30개를 한움큼 쥐어바닥에 세웠다가 자연스럽게 놓으면 산가지가 흩어지면서 차곡차곡 쌓인다. 흩어진 산가지를 다른 가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나씩 집어가는데 가장 많이 집어간 사람이 이긴다. 다른 가지가 흔들리면 산가지를 가져갈 수 없으며 집어간 가지를 이용해 다른 가지를 살짝 들어내도 무방하다. 산가지에 검정·빨강·노랑·초록 등의 색을 칠해 색깔별로 점수를 매겨 점수제로 승부를 내기도 한다. 방법은 간단하지만 세심한 관찰력과 극도의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하다.
#어조목 놀이: 말 그대로 나무, 새, 물고기 이름을 대는 놀이. 둥글게 모여앉아 리더가 '어조목'을 반복하다 한 사람을 지명해 '어'하면 물고기 이름을, '목'하면 나무 이름을, '조'하면 새이름을대며 노는 놀이다. 셋 셀때까지 알아맞추지 못하면 정해놓은 벌칙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