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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대통령 한마디에 교육부 판단중지

교총 “대입시는 대학 자율에 맡겨라”
서울대입시안 당정협의 파동 이모저모

열린우리당과 교육부는 6일 오전 당정협의를 갖고 2008년도 서울대 입시계획이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에 반한다고 보고 이를 ‘조기 진압’키로 뜻을 모았다.

당정협의 후 지병문 열린우리당 교육위 간사와 서남수 교육부 차관보가 별도로 가진 기자브리핑을 종합하면, 당정은 서울대 입시안이 ▲특목고생에게 유리하게 적용돼 고교등급제 시행의 우려가 있고 ▲통합형 논술고사가 본고사 부활의 조짐이며 ▲실질적인 내신 반영 비율이 적어 내신 위주의 대입시 전형이라는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정은 서울대의 파급력을 감안할 때 이러한 입시안이 사교육을 부추기고 학교교육 정상화를 저해한다고 판단한다.

◆교육부 입장 선회 배경=당정의 이런 결정과 과정은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서울대입시안이 발표될 때만 해도 ‘별로 문제될 게 없다’던 교육부가 갑자기 서울대에 칼을 빼든 과정이 석연치 않다.

왜 당정협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서남수 차관보는 서울대 입시안이 지역별 균형선발 등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학생이나 학부모, 학원 등에서 본고사 부활로 받아들이는 등 여론이 좋지 않아 당정협의를 갖게 됐다고 배경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자들은 “확증도 없이 심증만 갖고 교육부가 과잉 대응하는 것 아니냐”, “여론조사라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서 차관보는 “꼭 여론조사를 해봐야 아는 것은 아니다. 현장 정서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기자들과 교육부 관계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당정협의 개최의 직접적인 이유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 대통령은 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지난 한 주 동안 나온 뉴스 중 가장 좋았던 뉴스와 가장 나빴던 뉴스 하나씩을 거론하면서 서울대가 “논술고사를 본고사처럼 되도록 출제 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후자로 꼽았다.

노 대통령의 발언 배경에는 교육혁신위원회가 1일 ‘서울대 선발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취지의 청와대에 올린 보고서가 있다는 추론이다. 대통령의 발언이 있던 4일 ‘6일 당정협의 일정’이 열린우리당 교육위원들에 통보됐다.

열린우리당 한 관계자는 “서울대 통합형논술을 본고사로 보기는 어려우며, 나중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고 봤다”며 “그러나 서울대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와 사립대 총장들이 들고 나오는 기여입학제 건의로 인해, 3불 정책이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불쌍한 교육부=지금의 형국은 청와대와 여당, 교육부가 서울대를 전면 포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내심 가장 곤혹스런 곳은 교육부다.

처음 서울대 입시안이 발표됐을 때 교육부는 별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고, 여차하면 여당이 추진하겠다는 3不법제화(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금지)에 대해서도 김진표 부총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서울대가 당정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구체안을 내놓지 못했다.

더욱이 서울대의 통합형논술이 본고사로 시행되지 않게 할 것이라지만, 논술과 본고사를 구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이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근본적으로 논술과 본고사에 대한 개념정의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출제된 시험문제를 봐야 논술인지 본고사인지 구별할 수 있다는 게 교육부의 솔직한 입장이라 지금 단계서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은 행·재정적인 조치라는 선언적인 수준으로 그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거대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 교육부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마치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듯 판단을 중지하고, 기존의 입장을 180도 선회하는 것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다.

◆교총 논평=교총은 6일 논평을 통해, 당정이 서울대 입시계획에 대해 3불 법제화까지 운운하고 나서는 것은 결과적으로 입시정책의 실패를 공식 인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입시정책의 실패 책임을 대학에 돌리는 것도 모자라 행재정적 제제를 앞세워 대학의 자율성마저 옥죄겠다고 나서는 것은 정부 여당의 교육철학 부재와 저급한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규제위주의 교육정책은 국가독점주의라고 논평했다.

아울러, 수능과 내신 9등급제로 전형의 변별력을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대가 통합형논술고사 반영확대를 들고 나온 것은 고육지책이라며, 이는 2008학년도 대입시안 발표 때 이미 예견됐다고 밝혔다.

교총은 학생선발권은 기본적으로 대학에 맡기고, 정부가 사사건건 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은 3불 법제화가 아니라 3불 재검토로 정책 자세를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입시제도와 관련한 논란은 현재의 입시제도 하에서는 불가피한만큼 정부와 여당을 비롯해 교육주체들은 대학의 자율성과 고교의 교육정상화, 사교육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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