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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일본 선생님에게 일제식민사 배웠어요’

한국교총, 전교조, 일교조 신자초교서 한일 역사 교환수업


한국교총과 전교조, 일교조(일본교직원조합)는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신자초교 6학년 4반 교실에서 한일 역사 교환수업을 가졌다.

3단체가 7일부터 공동주최하고 있는 ‘2005 평화교재실천교류회’ 행사의 하나인 이날 교환수업에서 한일 양국 교사들은 '과거 역사를 바로 알고 이를 바탕으로 평화를 실천해 나가자'는 내용의 수업을 2시간에 걸쳐 진행했다.

먼저 수업을 맡은 일본 이와테현(岩手縣) 교직원조합 소속 사사키 토루(佐々木徹) 교사는 ‘조선인의 강제연행’ 주제 수업에서 다양한 교재를 활용해 일제시대 때 조선인들이 강제징용된 과정과 그들의 일본에서의 고통스런 생활에 대해 가르쳐 학생들로부터 공감을 얻어냈다.

수업에 앞서 “일본에서와 같은 교재와 내용으로 수업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사사키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이와테 현의 한 ‘추도비(追悼之碑)’ 사진을 보이면서 수업을 시작했다.

그는 추도비가 담고 있는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 유황광산으로 유명한 이와타현 마츠오 광산으로 강제징용돼 온 조선인 이야기를 담은 ‘그림연극’을 활용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그림을 보여주며 체험자의 이야기를 근거로 구성한 시나리오(대사)를 한국어로 읽어주었다.

그는 수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연극 중간중간에 연도별 강제연행자수 증가 추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그래프를 제시했다. 또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연행자 수는 얼마나 될까요?”라는 질문 등을 하는가 하면 추도비 제작에 앞장선 이와테현 거주 재일한국인 중 한 사람의 인터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전쟁 후에 강제연행에 대한 기록이 사라져 정확한 숫자를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 며 “하지만 강제연행돼 온 조선인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일본인들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수업은 사사키 교사가 같은 내용의 수업을 받은 일본 학생들이 작성한 감상문을 읽어주고 학생들에게 감상문을 쓰게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진지하게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소감을 통해 다소 반일 감정이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조아영 양은 “한국 사람이 억지로 끌려갔다는 것을 알았을 때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래도 건립비를 세운 것을 보니 양심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소연 양은 “일본 아이들이 자신의 선조들이 행한 잘못에 대해 미안해 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 일본인에 대한 나쁜 감정을 좀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한편 사사키 교사에 이어 수업을 맡은 김동진 서울 신자초 교사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사회·경제 생활’을 주제로 한 수업을 통해 식민지 시대의 토지조사사업, 산미증식계획, 소작쟁의운동, 창씨개명, 신사참배 등에 대해 가르쳤다.

김 교사는 '명성황후' 방송드라마 장면 등의 영상자료와 수십장의 사진자료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했고, 일제의 조선 수탈 역사와 최근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와 독도문제 등도 설명했다.

김 교사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한 학생이 일본에서 자라면서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한 일본 학교 졸업문집 내용을 읽어주며 "과거의 잘못은 사실 그대로 반성하고 이런 반성을 통한 동북아평화를 기대한다"고 말로 수업을 마쳤다.

두 시간에 걸친 이날 수업은 학생들이 수업을 참관한 일교조 교사들에게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말을 건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2005 평화교재실천교류회’는 9일 일교조 교사들이 경복궁, 인사동,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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