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글날을 거치면서 ‘한글날의 국경일 지정’에 대한 각계의 요구가 높았다. 이런 점에서 11월 6일 치러지는 제16회 ‘국어능력인증시험’이 국가공인 시험평가로 첫 발을 딛는 것은 의미가 크다. 2000년 첫 시행부터 문항개발에 참여한 권영민 서울대 교수를 만나봤다.
-‘국어능력인증시험’은 어떤 시험인가.
“토익이나 토플, 일본어검정시험처럼 외국 언어들은 일정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시험이 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들이 늘면서 한국어 능력도 객관적으로 측정할 필요가 생겼다고 판단, 관련 학자들과 1999년부터 준비를 시작해 2000년 하반기에 첫 시험을 실시했다. 현재 한국언어문화연구원이 주관하고 문광부가 후원, 국립국어원이 감수하는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만 4년간 운영해온 결과 지금까지 5만여명의 응시생들이 시험을 치렀는데 학생과 일반인 비율이 반씩 되는 것 같다.”
-시험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아직 시험에 대한 이해가 낮다는 점이다. 현재 몇몇 대학에서 수시모집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런 방안이 확대되면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최근 정부가 새 국어법을 통과시켰는데 국어능력평가로 취업이나 승진, 입학시험 등을 대체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법에 의해 국립국어원이 국어능력인증시험을 국가공인 시험평가로 인정, 오는 11월 6일 시험이 첫 시험평가로 치러진다.”
-시험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
“대학에서도 글쓰기 교육이 있지만 형식적으로 흐르다 보니 직장에 나가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글을 쓰고 말을 할 때, 직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도 국어능력을 익히는 것은 꼭 필요하다. 언어를 매개로 한 교육계나 언론·출판계 등 국어능력이 중요한 곳에서 객관적인 국어능력 인증이 제도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 인터넷을 통한 언어왜곡 현상이 심한데.
“언어란 변화하기 마련이다. 지나친 규제보다는 전문가들이 검토해서 시대를 대변하는 용어들은 사전에 반영하고 심한 것들은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컴퓨터와 만나면서 한글의 과학성과 효용성은 더욱 크게 인식되고 있다. 문자와 소리 사이의 일대일 대응을 가장 정확하게 드러내는 표음문자이기 때문이다. 한글날의 국경일 추진 역시 한글에 대한 국민적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