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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파탄교육재정 현장진단 ⑥> 예산 압박에 명퇴도 못한다

명퇴, 희망자 늘었지만 수용은 20% 줄어
서울, 올해 330명 신청에 60명만 받아줘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얼마 전 선배 장학사가 명예퇴직 심사위원을 맡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숫자도 많지 않은데 희망하는 사람 모두 퇴직시켜주면 되지 그것도 심사를 하느냐”고 물었다가 핀잔을 들었다. “주요 목적사업으로 해놓은 것도 교육청에 돈이 없어 폐지되거나 연기되는 마당이니 명퇴예산도 줄어들어 걸러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교육재정 부족의 여파가 일선 교원들의 명퇴마저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정년단축 이후 급격히 늘어났던 명예퇴직은 최근 3년간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안정에는 재정 부족으로 인한 명퇴 제한이라는 변수가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명예퇴직 신청이 2004년 1053명에서 올해 1075명으로 늘어났지만 명예퇴직자는 지난해 842명에서 올해 660명으로 오히려 180여명이 줄어들었다. 전국적으로 10명 중 4명은 명예퇴직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또한 재정 확보가 크게 어려운 일부 지역의 경우 50% 이상 급감한 곳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가장 심각한 곳은 서울이다. 서울은 지난해 300명이 신청해 192명이 퇴직, 절반 이상이 명퇴했지만 올해는 그 수가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신청자는 330명으로 늘어났지만 실제 퇴직한 인원은 60명으로 18.1%를 기록했다.

58세로 서울 H공고에 근무했던 K 모 교사는 지난해부터 신청했던 명예퇴직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올 8월 그냥 학교를 그만두고 말았다. 지병으로 학교생활을 계속할 수 없어 명예퇴직을 3번이나 신청했지만 확보된 교육청의 예산 부족에다 순위에서마저 밀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서울시교육청 초등인사담당자자는 “지난해에 비해서 명퇴한 숫자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예산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작년에는 희망자 중에서 40%가 명퇴를 받았지만 올해는 희망자 중 20%밖에 수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또 “선정기준이 상위 직급, 재직 경력 상위자로 돼 있다 보니 몇 년간 신청한다고 해서 명퇴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예산 압박이 계속 되는 한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남, 전남, 강원의 경우에도 퇴직 희망자 대비 실제 퇴직자 비율이 50%를 겨우 상회하는 수준이다. 충남이 51.8%(54명중 28명), 전남이 52.2%(44명중 23명), 강원이 54.6%(64명중 35명)를 기록했다. 충북과 인천도 10명중 4명 정도는 명퇴를 받지 못했다. 신청자가 모두 받아준 곳은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전북, 제주 등 6곳이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원 수급 문제 등으로 명퇴 신청자가 적었다가 2, 3년 전부터 다시 늘고 있지만 퇴직금 지급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신청자 전원을 수용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중등 인사담당자도 “신청자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교육청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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