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천초등교 金奉京교사(45).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발명가다. 특허를 받은 발명품이 많거나 화려한 수상경력 때문만이 아니다. 우리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사물의 불편함을 예리하게 찾아내 그걸 고쳐야 직성이 풀리는 `기질'이 그를 진정한 발명가이게 한다.
김교사가 `발명 끼'를 드러낸 건 중학생때부터. 운수업을 하던 아버지 덕분에 각종 기계를 자주 접한 그는 집안에 있는 TV, 냉장고 등을 마구 분해·조립하기 일쑤여서 늘 식구들을 긴장시켰다. 김교사는 주위 물건들을 새롭게 만드는 데에도 특별한 재주를 갖고 있었다. 방문과 책상 서랍을 전자동으로 여닫게 하고 벨까지 울리게 해 놓은 중학생 아들은 부모에게도 신기한 존재였다.
부산교대를 나와 교편을 잡으면서도 야간에는 부산 부경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김교사는 이때부터 기발한 발명품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만든 발명품은 모두 3백여건. `앞뒤로 신을 수 있는 슬리퍼', 자동차의 좌·우회전에 따라 볼록하게 휘어지는 백미러', 물내림·뚜껑여닫기·냄새제거가 자동으로 작동되는 `전자동 좌변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전자동 좌변기' 등 25건은 특허출원이 된 상태고 교육용 실물화상기 `위드캠', `음성수신 겸용 무선리모콘' 등 7건은 특허등록을 받았다.
상품화로 이어져 성공한 발명품도 있다. 캠코더를 결합시킨 신개념 실물화상기인 `위드캠'은 제시된 학습자료를 바로 영상자료화 할 수 있고 카메라를 상하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제작돼 국내 시장을 석권해 가고 있다. 또 미국 등 외국에서도 특허를 획득해 시장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98년 말에는 `hold·it'이라는 페이퍼홀더(paperholder)를 상품화했다. 서류 등 게시물을 압정 등을 이용하지 않고 양면테이프·자석을 이용해 손쉽게 부착시킬 수 있게 고안한 신상품이다. 이 두가지 발명품만으로 그는 매달 적지 않은 로얄티를 받고 있다.
김교사는 요즘 연세대 특허·법무대학원에 다니며 특허법, 상표법, 의장법 등을 배우고 있다. 개인적인 발명작업외에 발명지도교사 양성에 기여하고 싶어서다. 또 10년후에는 누구도 하지 못한 개인발명전을 열 계획이다. `위드캠', `hold·it' 상품화에 성공한 그는 2006년까지 `음성수신 겸용 무선리모콘', `칠판털이개 겸용 진공청소기' 등을 상품화해 10가지의 히트발명품을 가지고 개인전을 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