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기 학교생활을 보낸 학생들의 문해력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 종단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정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학생은 교과역량과 건강·정서 지표가 낮고, 중등 수학에서는 집단 간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생성장 및 적응체제 구축 지원 종단연구 3차년도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국어역량 하락과 학습 격차 확대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코로나가 학생의 학력, 사회성, 정서, 신체건강, 정신건강에 미친 영향을 추적하기 위해 추진됐다.
연구는 같은 학생을 3년간 추적하는 패널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1년 경기·대구·충북 등 3개 교육청이 참여했고, 2022년 인천·광주·대전·강원·충남 등 5개 교육청이 추가됐다. 1차년도에는 426교 1만8711명, 3차년도에는 1301교 3만3934명이 참여했으며, 3년간 연인원은 9만7909명에 달했다. 투입 예산은 교육부 특별교부금 총 39억2000만 원이다.
보고서가 가장 주목한 지점은 국어역량이다. 3년 동안 참여한 경기·대구·충북 주요 지표 분석에서 중등 국어 교과역량 척도 점수가 중3에서 고1로 넘어가는 시기에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코로나 이후 학생들의 문해력이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정책 제언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결과 지표가 코로나19 이후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고 봤지만, 국어역량은 고1 시점에서 낮아지는 양상이 나타났고 코로나 이전 코호트와 비교해 유의한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세대인 현재 고1 학생들의 문해력이 하락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중고등학생 문해력 진단과 강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격차 문제도 확인됐다. 2022년부터 합류한 5개 시·도교육청 분석에서는 중등 단계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집단 간 차이가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중등 수학은 지역 규모, 가구소득, 다문화 여부, 코로나로 인한 가정경제 영향에 따른 차이가 모두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시기 중학교를 다닌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가정경제의 영향도 학습과 건강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코로나로 가정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가구의 학생은 교과역량 점수와 신체건강 역량, 사회적 역량, 정서관리 역량이 낮았다. 반면 불안·우울과 비만율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 결손이 단순히 성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정서와 신체 건강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코로나19 회복 지원 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종단연구는 교과보충, 협력교사 지원, 학습 및 진로 컨설팅 지원 모두 대체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효과 크기가 작고, 정작 주요 정책 대상인 기초미달 학생에게 더 의미 있는 효과가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집중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3년 동안 8개 시·도교육청이 참여하고 국가 예산 40억 원이 투입된 코로나 종단연구에서 학생들의 격차와 문해력, 건강 문제가 제기됐다”며 “지금 학교에는 코로나의 영향을 받은 학생들이 있는 만큼 교육감과 교육기관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