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교육연합회(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전신)가 6․25 전쟁으로 피폐해진 민족에게 교육구국의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1953년부터 설정․운영한 교육주간이 올해로 제54회를 맞았다. 50, 60년대 교육주간 주제는 ‘교육으로 자립경제 이룩하자’(1958), ‘가난을 극복하는 교육’(1961), ‘조국 근대화를 위한 교육’(1966,1967) 등이기도 했다.
이후 교육주간은 건전한 사회를 만들고 평화와 세계화를 지향하는 한국인 육성에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의 재정립에 활동의 초점을 두고 있다. 2004년 주제였던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이 올 교육주간 주제로 3년째 채택된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주간은 1975년까지 한글날인 10월 9일을 전후한 1주일로 하다가 1976년부터는 어린이날을 전후한 1주일로 시기가 변경됐고, 교총의 건의로 1982년 스승의 날이 법제화되면서 1983년부터는 5월 15일 전후 1주일이 됐다.
△주제해설=올 교육주간의 주제는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이다. 교총은 ‘좋은 교육’이 학생, 학부모의 요구를 만족시키면서도 그것을 뛰어넘어 일차적으로 ‘공공선’(public good)에 기여하는 교육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현재 학교교육의 위기는 학생의 성적경쟁에서 학원에 뒤지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학원과 경쟁하며 비슷한 일을 하는 데 있다고 진단한다. 학교교육의 길은 학원과 다름을 강조한다.
‘좋은 교육’은 개인의 입시성적이나 지위 획득 그리고 그러한 사익에 매달린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편승하지 않고, 국가 사회에 기여하고 다른 사람과 건전하게 공존할 구성원을 키우는 과제에도 충분한 비중을 둘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좋은 선생님’은 학생을 전인적으로 이해하는 덕성과 가르치는 교과에 대한 지적전문성을 갖춘 교사다. 교사의 덕성은 학생의 존엄성과 고유함을 인정하고 그들의 교육가능성(educability)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의 무지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그 무지 상태로 내려가 학생과 같이 올라올 수 있는 인내와 학생들의 시행착오를 배움의 수순으로 용납하는 관용이 요구된다.
아울러 교사는 교과지식에 정통해야 하고 그 지식을 단편적으로 습득시키는 게 아니라 교과의 성격이 살아나게, 그리고 학생의 주도적 학습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형식과 구조를 번안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 각본을 훌륭한 연극(수업)으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하며 전공지식을 꾸준히 일신할 수 있어야 한다.
교총은 “입시에만 열을 올리는 학부모나 소극적인 교원들에게 ‘개인적인’ 의식전환을 요구하기보다는 이들을 그러하게 만든 구조적 숨통을 먼저 터 줘야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얻을 수 있다”며 “학벌주의 사회의 폐해를 혁신하고 교원을 통제가 아닌 자율적인 전문인으로 해방시킬 때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교육주간 취지․연혁=전쟁으로 파괴된 학교를 재건하고 학생들의 마음에 희망을 심는 일, 나아가 교육을 통해 국가 재건의 기틀을 마련하려는 목적에서였다.
대한교련(현 한국교총)은 이런 교육구국의 결의로 1953년 5월 개최된 제6회 대의원회에서 제1회 교육주간을 한글날을 전후한 10월 6일~12일로 정했다. 그 취지는 모든 교육자가 교육적 소신으로 교육재건 사업에 헌신할 것을 다짐하고, 학부형과 일반 사회인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환기시켜 교육발전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었다.
초기 교육주간에는 기념식과 함께 교육공로자에 대한 대통령 표창, 교련 표창을 실시해 교육주간의 취지를 십분 반영했다.
△스승의 날 취지․연혁=대한적십자사가 각 학교에 결성된 청소년적십자(JRC)로 하여금 병중에 계신 선생님이나 퇴직한 은사들을 위문하는 활동을 하던 중 충남 강경여고 JRC가 ‘은사의 날’을 정해 활동한 것이 시초가 됐다.
이에 충남 JRC가 63년 9월 21일을 ‘은사의 날’로 정해 일제히 사은행사를 가졌고 1964년에는 전국의 JRC가 모두 참여하면서 명칭을 ‘스승의 날’로 변경하고 날짜도 대한적십자사가 국제적십자연맹에 가입한 5월 26일로 바꿔 개최했다. 이듬해인 1965년 스승의 날은 다시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됐으며 스승의 날 노래(윤석중 작사, 김대현 작곡)도 이 해 만들어졌다.
전국적인 스승의 날 행사로 교육의 중요성과 교권존중 풍토가 조성됐고 교원들도 보람과 긍지를 크게 느끼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1973년 3월 정부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면서 스승의 날을 제외해 교육계에 큰 실명을 안겼다. 이에 대한교련 등 교육계는 스승의 날 부활을 건의하고 정부와 민간단체 등이 스승의 날 행사를 갖도록 다각적인 활동을 폈다.
결국 정부는 1982년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확정, 공포했고 대한교련은 이 해부터 교육주간을 5월 15일을 전후한 일주일로 조정, 5월 15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제1회 스승의 날 기념식과 사도헌장 선포식을 가졌다. 그리고 올해 제25회 스승의 날 기념식과 제54회 교육공로자 표창식이 거행된다.
△교육주간 행사=올 교육주간(5월 8일~15일)에도 다양한 행사와 활동이 진행된다. 우선 5월 15일에는 98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와 교원단체가 스승의 날 기념식을 공동 개최하게 된다.
5월 14일에는 여의도 63빌딩 앞 한강시민공원에서 교총 주최 교육사랑마라톤대회가 열린다. 학생, 교원, 학부모,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5km, 10km 부문에 5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교총은 4월 30일까지 학생, 교원,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수기도 공모하고 있으며 교육주간 주제에 걸맞은 디지털 사진 공모도 함께 하고 있다. 또 전국 교원들을 대상으로 5월 초까지 교육현안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홍보하고 롯데제과 후원 하에 서울 지역 고교 교원 2만 1000명에게 ‘사랑의 목캔디’ 증정행사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