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스승의 날과 제48회 교육주간을 맞아 그 동안 어려운 교육여건 속에서도 자존심 하나로 2세 교육에 매진해 오신 40만 교육자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리면서, 온 국민이 교육과 교육자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위기에 처한 우리 교육을 살리는데 뜻을 함께 해 줄 것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교육은 학습을 통해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와 사회의 안녕과 성숙을 도모하는 행위로써 그 자체로 유익하고 즐거운 것이어야 함에도 우리의 교육은 늘 고통스럽고 부담을 주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낙후된 교육여건과 입시위주의 왜곡된 교육풍토와 교육공동체간에 형성된 불신이 빚어낸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더욱이 지식정보화의 급변하는 시대상황 속에서 학교교육에 거는 변화의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는 반면, 이를 뒤따르지 못하는 교육환경과 의식 그리고 교육정책의 부실로 인해 학교교육을 둘러싼 혼란과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교육과 교원은 국가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인재양성이라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으면서도, 늘 경제일변도의 왜곡된 발전논리에 밀려 투자가 등한시됨으로써 우리 학교는 아직도 19세기식 컨테이너 교실, 콩나물 교실의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고, 교원들의 지위와 사기는 크게 저하되어 오히려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하는 모순된 상황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그나마 교육투자를 줄여 학교운영이 더욱 힘들게 되고, 무리한 교육개혁 정책의 시행과정에서 교권이 실추되고, 교원들의 사기가 극도로 위축됨으로써, 학생들의 일탈행동이 크게 늘어났고,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학교불신도 커져 지금 우리 학교는 교육의 기초적 인간관계와 질서가 무너지는 '교육정신'의 붕괴현상마저 나타나는 심각한 수준에 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나온 헌법재판소의 과외금지 위헌판결은 학교교육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교육을 살리는 길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온 국민이 이러한 교육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지혜와 의지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재정을 시급히 확충해, 낙후된 교육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교원의 사기를 높여 우리의 학교에 다시 희망과 의지의 꽃을 피우게 해야 합니다. 우리 40만 교원들 또한 시대의 변화 요구에 발맞춰 새로운 지식과 기술, 첨단 정보를 습득하고, 교수-학습방법을 바꿔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학교는 학생에게는 희망을 주는 배움의 터전으로, 교원들에게는 긍지와 보람을 주는 삶의 터전이 되게 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금년 교육주간 주제는 "학교를 제자리에! -학생에게 희망을, 교사에겐 자존심을"로 정했습니다. 새 천년의 첫 교육주간을 맞아 우리의 학교가 희망과 긍지, 믿음이 넘치고, 시대변화를 선도하는 교육의 장이 되도록 교원, 학생, 학부모는 물론 정부와 언론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