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들이 학교를 떠나고 싶어 하다. 절반의 교사가 명예퇴직을 신청한 학교도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미 퇴직한 교원들이나 퇴직하려는 교원들은 학교에 조금도 미련이 없다고 한다. 그 전에는 수십년간 정든 교직을 떠나면서 눈물바다가 되었지만 지금은 후련하다고 한다.
남아있는 교사들이 일찍 퇴직한 교사들을 부럽다고하는 분위기다. 학교마다 떠나야되느냐, 남아있어야 되느냐는 고민을 할 힘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교실이 겉돌고 학교가 겉돌고 있다. 부족교원을 채울 방도가 없다고 한다. 교육의 위기이고 국가의 위기이다. 어느때 이보다 더 큰 교육의 위기가 있었던가.
무엇이 교사들을 이렇게 흔들어 놓았는가. 우리는 정부가 교사들이 제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여러차례 주장했다. 교사가 흔들리면 교육이 흔들리고 국가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그리고 사회와 학부모가 교사들을 제자리에 서 있을 수 없게 했다.
교육개혁에서 우수교원 확보를 위한 교직유인책이나 교원우대정책은 없었다. 경쟁체제를 강화했고, 연수기회를 확대하면서 연수비용도 주지 않았다. 직무연수하면서 자비로 하라는 정부부처가 교육부외에는 없지 않은가.
극소수의 체벌사건이나 비행사실이 있을 때마다 40만 교원이 얼굴을 못들도록 만들었고, 과외고발센터를 만들어 학생이 교사를 고발하게 했다. 학부모로부터 봉투나 바라고, 비밀과외나 하고, 아이들이나 때리는 것으로 교사들을 몰아 부쳤다. 학생도 부모도 교사를 인격적으로 대우하거나 신뢰하는 풍토가 사라지고 교사들은 더 이상 스승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버티기 힘들게 되었다.
게다가 과중한 근무부담을 줄인다고 잡무경감 방침을 세우면서 해야할 사무는 갈수록 늘어나서 수업은 뒷전이 되고 있다. 교직이 이렇게 피폐해진 때가 역사상 없었다. 이러한 교직위기 상황이 교사들을 사정없이 흔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연금지급방식 마저 바뀐다니 더 이상 교직에 남아있다가 무슨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난감한 처지에서 교사들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오늘의 교육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대 결단 시급한 실정이다. 더 늦기 전에 정부가 위기 극복 방안을 수립하기 바란다. 교사가 제자리에 바로 서 있을 수 있어야 교육이 살고 나라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