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학교 급식사고가 터져 보건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물론 단체급식 사고가 발생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게다가 근래 들어 집중적인 식중독 저감화 노력으로 식중독 발생 건수와 환자 수가 점차 감소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뜻하게 않게 빚어진 일이어서 보건당국을 더욱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식중독 발생을 낮추기 위해 그토록 애를 썼건만 이번 사태로 백약이 무효가 아니냐는 비관론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현황 = 실제로 식중독 사고는 2004년까지 규모 면에서 집단화, 대형화하는 경향을 보이다 최근 들어서는 다행스럽게도 줄어드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는 2005년의 식중독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식약청이 2005년 식중독 발생 건수와 환자 수를 집계한 결과 각각 109건과 5천711명으로 2004년의 165건, 1만388명에 비해 건수는 34%, 환자 수는 45% 각각 감소했다.
특히 이 가운데 식중독 발생 학교 급식소의 경우 2004년 56곳에서 2005년 19곳으로 대폭 줄어 전체 식중독 감소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보건당국은 그동안 식중독에 특별한 신경을 써 왔던 게 사실이다.
2004년을 식중독 저감화 원년으로 삼고 2007년까지 식중독 발생률을 30% 줄이는 대책을 수립해 꾸준하게 추진해왔다.
식약청은 때만 되면 수시로 시·도 및 교육청과 공동으로 학교위탁급식업소와 학교급식도시락제조업소, 음식자재 공급업소 등 전국 2천여 곳의 학교급식관련 업소에 대한 합동단속을 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한국급식관리협회 등 민간단체와 지자체, 보건복지부, 교육인적자원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식중독 예방 관리 다짐대회'를 갖기도 했다. 그만큼 식중독 예방 사업에 집중한 것이다.
또 바로 얼마 전에는 여름철 위생 취약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 차원에서 학교 등 집단급식소의 위생관리실태를 점검하기도 했다. 식중독 예방 표준교육교재를 1만 부 가량 제작해 관련단체 등에 배포해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기상청과 공동으로 식중독 예보 지수를 개발, 식약청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이런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원인 = 보건당국은 일단 원인파악에 먼저 들어갔다. 급식재료인 닭고기, 완자조림, 돈가스, 불고기 등 음식재료의 상태불량으로 인해 빚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지만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식약청과 질병관리본부는 급식사고가 난 학교와 CJ푸드시스템 등에 중앙역학조사반을 투입, 음식재료를 수거해 검사하고 위생상태를 점검하는 등 역학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사실 단체급식 사고가 날 개연성은 상존해 있다. 먼저 학교급식 등 단체급식소가 엄청나게 늘어난데다 위탁급식업소가 시설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저가 급식비 입찰에 따른 저질 불량 식재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학교급식소 중에서 직영급식소는 교육청에서, 위탁급식소는 시·도에서, 도시락제조업소 및 기업체 급식소(1일 급식 300∼400인 이상) 등 집단급식소는 식약청에서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다.
◇ 대책 = 보건당국은 식중독 사고를 줄이기 위해 기존의 신속대응 체계를 보다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시·도, 교육청 등과 긴밀한 협조체체를 다시 한번 점검하기로 했다.
또한 식중독 발생 우려가 큰 학교 집단급식소나 학교 음식재료공급업소, 기업체 집단급식소, 도시락제조업소, 대형음식점 등에 대해서도 위생관리실태를 보다 강도 높게 점검한다는 구상이다.
의사단체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식중독 환자 발생에 따른 신속한 신고체계 확립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대국민 예방·홍보 활동에도 신경을 쓴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집단급식관련 업소 자체적으로 자율위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업소별 위생관리책임자를 지정해 책임지고 위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