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김진표(58)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지난 1년6개월 동안 많은 논란과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풍부한 행정 경험과 강한 소신으로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교육계를 무난히 이끌어왔다는 평이 있는 반면 자립형 사립고(자사고) 등의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 소신을 저버렸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 김 부총리는 공영형 혁신학교 시범 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2008학년도)부터 외국어고의 모집단위 지역을 현행 전국에서 광역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아 외고는 물론 일부 시민ㆍ학부모단체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이 와중에 김 부총리의 딸이 외고를 졸업하고 1997년 어문계열이 아닌 경영학과에 진학했던 사실까지 밝혀져 논란을 증폭시켰다.
김 부총리는 이날 사의를 표명하는 자리에서 "재경부 국장 시절에 딸이 대원외고에 들어갔고 그 때 과외하지 않고 고교를 마치자고 딸과 약속했으나 딸이 1년 동안 과외를 받지 않으면서 성적이 떨어졌고 2~3학년에는 과외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때 외고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5.31 지방선거를 앞둔 3월31일 '영어마을을 그만 만들어야한다'는 발언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마찰을 빚었다.
당시 김 부총리는 '무분별한 영어마을을 만들기보다는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낫다'는 논리를 폈으나 학부모들로부터 '돈이 없어 외국에 못보내고 영어마을이라도 보내는 부모 심정을 몰라도 한 참 모르는 말'이라는 비난을 받아야했다.
그는 이해찬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해서도 "3.1절 같은 시기에 등산을 하면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시비 안하는데 왜 골프를 치면 반드시 문제가 될까"라는 '두둔성' 발언으로 사퇴압력에 시달렸다.
김 부총리는 철도 파업 첫날인 3.1절에 골프를 친 이 총리의 처신이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겠느냐는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의 질의에 대해 "어떤 시기냐, 어떤 운동을 한 것이 옳았느냐 하는 것은 각자 보기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재임기간 그를 가장 곤혹스럽게 한 발언은 부동산대책의 일환으로 학군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국회 답변과 자사고 관련 발언을 꼽을 수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8월 국회 예산결산 특위 이계안의원(열린우리당)의 질의에 대해 "학군문제는 교육자치단체의 소관"이라는 전제 아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고 답변,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자사고 확대 여부와 관련해서도 그는 작년 12월22일 천주교 수원교구청 이용훈 주교(가톨릭사립학교법인연합회장)를 만난 자리에서 "자사고를 20개 정도로 확대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가 올해 초 자사고 확대방침을 백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