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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김 부총리 사과 의미와 전망>

논문 중복 '사과'…표절 의혹 '떳떳'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27일 논문실적 중복 보고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함에 따라 '논문 표절 의혹'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민대 교수 재직시절 동료 교수들과 공동으로 교육부의 두뇌한국(BK)21 사업에 선정돼 연구비를 받은 뒤 동일한 논문을 2개의 연구실적으로 보고했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교육정책 방향이 틀리고 일을 잘못하면 호되게 꾸짖어 달라"고 말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사퇴 가능성은 일축했다.

◇ 논문 실적 중복 보고 "두말할 것 없는 잘못" = 김 부총리는 논문실적 중복 보고 사실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아마 최종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실무자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 하더라도 어쨌든 연구자가 최종 확인했어야 했는데 못한 것은 두말 할 것 없는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도덕적 책임'이라기 보다는 '관리책임'으로 일정한 선을 그었다.

의도적으로 중복 보고한 것이 아니라 실무자의 실수이기 때문에 관리상 책임을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 김 부총리의 판단이다.

이미 교육부로부터 지원금을 탄 뒤의 최종 보고서이기 때문에 연구비를 더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약속된 논문실적은 올린 상태였기 때문에 일부러 부풀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중복으로 실적이 보고된 2개의 논문이 실제 교육부 심사과정에서 모두 논문으로 인정됐는지는 당시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동일한 논문을 2001년 1월 한양대에, 그해 12월 국민대에 게재한 것에 대해서도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 논문집은 논문 하나 달라고 해서 내게 됐고 국민대 사회과학 논총은 밖에서 발표한 논문을 다시 실을 수 있게 돼 있다"며 "나중에 낸 논문을 고치다 보니 제목이 약간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고 해명했다.

◇ 표절 "부끄러울 것 없다" = 김 부총리는 이날 사과에 앞서 당초 논란이 됐던 한국행정학회 논문과 제자 신모씨의 박사학위 논문을 둘러싼 일부 언론의 표절의혹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부끄러울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BK21 논문실적 중복 보고와 표절의혹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은 셈이다.

그는 "신씨의 박사학위 논문과 제 논문은 다르다"며 "박사학위 논문은 회귀분석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제 논문은 빈도분석을 통해 사회적 지위에 관한 집중적 결론을 이끌어냈기 때문에 기술적 방법과 분석적 방법이 틀리고 두 논문의 맥이 다르다"고 못박았다.

◇ "미래를 봐달라" = 김 부총리는 논문실적 중복보고에 대한 관리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표절의혹은 정면으로 부인, 자리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강력히 내비쳤다.

그는 나아가 "교육부 수장으로서 비전이나 사업들을 제대로 내놓기도 전에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염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며 "일을 잘못하고 정책방향이 잘못됐다면 꾸짖어달라.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시간을 달라"며 교육 부총리직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감히 부탁드린다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봐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연구책임자로서 관리상 책임은 있지만 도덕적 책임은 없고 향후 교육정책으로 평가해 달라는 것이 김 부총리의 바람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김 부총리가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당시 학문적 관행'을 이유로 관망세를 보였던 여론이 이번 일로 '사퇴 불가피'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데다 정치권과 일부 학부모 단체의 사퇴 압박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여론의 향배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이번 일이 부총리가 물러날 정도의 사안 인지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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