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건 교총회장과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10일 오전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올 상․하반기 교섭협의를 위한 제1차 본회의를 가졌다.
교총은 교원의 잡무를 줄이기 위한 규정 신설 등 91개 항의 교섭 안건을 제안했고, 양측은 내달 말까지 합의를 도출키로 했다.
◇“주5일제 대비 수업시수 감축”=교총은, 2009학년도 전면 실시 예정인 주5일제 수업을 내년부터 앞당겨 실시하고 이에 맞춰 수업시수를 감축하라고 제안했다.
교원 잡무가 감축되도록 불필요한 공문을 폐지하고 업무보고 주기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원잡무감축규정을 제정하도록 요구했다.
초중고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OECD 국가 평균인 초등 21.6명, 중등 23.9명 수준으로 감축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해 교육여건을 개선할 것을 주장했다.
유치원 표준수업시수 법제화와 저소득층 유아의 수업료 및 급식료를 월 6만원으로 상향 조정, 사립유치원 교사의 처우 개선 및 신분 보장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년에 마련할 것도 제안했다.
◇“교무회의 법정기구화”=자생적인 교무회의를 교원 및 직원이 참여하는 법정 심의기구로 전환해 학교 교육과정 및 수업, 학사운영 등에 대한 의사결정기구로 운영할 것을 교총은 제안했다. 교단안정과 교육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현행 승진임용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교장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교장자격제를 강화하라고 밝혔다.
교원이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학비 50%, 교원직무연수 경비 100%를 지원하고 매년 교육예산 대비 교원연수예산을 일정비율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정책을 균형 있고 안정되게 추진하기 위해 교육전문직 출신 차관보 1인을 배치토록 직제개편하고, 교육부 주요 실국과장의 잦은 전보를 자제하라고 제안했다.
◇처우 개선 요구=교원 봉급을 공기업 수준으로 인상하고 각종 수당을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교총이 요구한 수당 주요 내역은 다음과 같다. ▲원로교사 수당 월 5만원서 10만원 ▲보직수당 월 7만원서 20만원 ▲특수학교 교원 및 특수학급담당수당 월 5만원서 10만원 ▲담임수당 월 11만원에서 20만원 ▲보건교사 수당 월 3만원에서 10만원 ▲월 40만원 육아휴직수당을 보수 50%로 인상.
또 ▲실과담당수당 지급 대상에 상업계 가사 또는 실업계의 실과담당 교원을 포함하고, 호봉과 상관없이 월 10만원으로 인상하며 ▲병설유치원장(감)을 겸임하는 초등교장(감)에 겸임수당 지급 ▲대학교원 연구보조비 예산 증액 ▲대학 교직수당 부활을 촉구했다.
전문직 교원단체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교총에 현직 교원을 파견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고, 교총 또는 시도교총 차원에서 사립학교 법인과 교섭․협의할 수 있도록 연내에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윤종건 회장 ‘쓴소리=개인적으로 김신일 부총리 취임을 축하한 윤종건 회장은 교육부의 정책 실패를 따끔하게 지적했다. 윤회장은 "존경받는 교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교총은 교직윤리헌장 제정 등 자정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정작 교육부는 공교육 붕괴 책임을 학교에 전가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차라리 교육부 없어지면 교육이 잘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부총리급으로 격상했지만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대학도 교수평가하는 데 3~4년 걸렸는데 뭐가 급해서 졸속적으로 입법 추진하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원평가 시작하면서 교육여건 개선 한다고 했지만 내년에 초등 교원 몇 명이나 뽑느냐"고 꼬집었다.
◇교섭위원 발언=교총 측 교섭위원으로 참여한 하윤수 부회장(부산교대 교수)은 “국립대 법인화가 추진되면 학생들의 등록금이 인상되고 교직원들의 신분이 불안해 질뿐만 아니라 대학들이 돈 되는 학문에만 집중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운념 부회장(청주 율량초 교사)은 “이군현 의원이 교장, 교감의 병설유치원장(감) 겸직수당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적극 협조해 국회통과를 도우라”고 요구했다.
조금세 동아고 교장(부산교총회장)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해 내국세 교부율을 2% 이상 높이고, 봉급교부금과 증액교부금을 부활해, 부도위기의 교육재정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완 교사(서울 대진고)는 “교사 잡무를 경감하고, 교권을 확립할 수 있는 파격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며 일선 학교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송일섭 장학사(전주교육청)는 “교육청의 전문직 비율을 높이고, 공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학급총량제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상돈 교사(서울 공릉초)는 “내년부터 주5일제 수업이 전면 도입될 수 있도록 수업일수 및 시수를 감축하고, 표준수업시수 법제화를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정성국 교사(부산 성북초)는 “학교현장을 선거판, 정치판화로 만드는 교장공모제 도입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김신일 부총리 인사말=김신일 부총리는 “한국교육신문 논설위원을 오래 했고 최근에는 교총 교직윤리헌장제정위원장도 맡았지만 교육부서 만나니 새롭다”고 인사말을 꺼냈다.
김신일 부총리는 "교총과 함께한 노력들이 학교안전사고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정과 병설유치원장(감)의 겸임수당 신설과 같은 처우 개선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교총이 교원지위 향상과 능력 개발에 이바지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