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과 더불어 학생들에게 보급되는 우유를 일부 학생들이 먹지 않고 그대로 버리는 경우가 많아 우유급식 제도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급식을 실시하는 일선 학교에 따르면 많게는 한 반에서 하루 평균 10여개의 우유가 버려지고 있으며 교사들은 이를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유 먹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화장실이나 수도가에 몰래 버리기도 하고 책상서랍 등에 방치하고 있다.
1학년부터 급식을 하는 서울 D초등교의 경우, 한 반에서 대여섯개의 우유가 매일 버려지는 실정이다. 한 학년이 7개반이므로 하루 최소 100여개 이상이 버려지는 것. 개당 200원씩 잡아도 2만원, 연간으로는 400∼500만원의 국가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일선 교사들은 학생들이 우유를 먹지 않는 이유로 탄산음료 등에 길들여진 식습관, 딸기·바닐라 등이 첨가된 고급우유에 대한 선호,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체질상의 문제 등을 꼽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교사는 "우유의 영양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 같이 먹기를 권해도 끝까지 먹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며 "음식을 강제로 먹일 수도 없는 일이어서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교사는 "흰 우유가 좋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첨가물이 들어 있는 것을 선호한다"며 "아이들 취향에 맞는 우유를 보급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유급식은 학생들이 버리는 것 못지 않게 일선의 갈등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먹지 않는 우유를 아깝게 여기는 교사가 이를 먹거나 집으로 가져갈 경우 일부 학부모들은 이상한 눈으로 보기 일쑤다. 버리는 것이 죄스러워 집으로 가져간다는 한 교사는 "선생님이 아이들 우유까지 드세요"라는 학부모의 농담에 말문이 막혔다고 털어놨다.
경기 군포 금정초등교 이강신교감은 "우유가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일률적으로 먹어야 한다는 것은 문제"라며 "일부 학부모들은 집에서도 안 먹이는 우유를 먹여 배탈이 났다는 항의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교감은 또 "버려지는 우유만 모아도 결식학생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학교시설환경과 조혜영 보건사무관은 "우유에는 아이들 성장기에 필요한 영양소가 충분하지만 체질상 이를 소화하지 못하거나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며 "교사들과 학운위에서 학교 실정에 맞게 우유의 종류를 선택하거나 희망자에게만 보급하는 등의 융통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