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행정학회(회장 정영수․충북대 교수)는 9일 교총에서 ‘지방교육자치의 실험-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교육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주제발표를 한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자치 통합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제주 교육의원, 부산교육감 선거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은 교육에 별 관심이 없었다”며 “교육의원 및 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와 동시에 이뤄질 경우 투표율은 올라가겠지만, 지역주민의 관심이 시·도지사나 시·도의원에 집중되기 때문에 오히려 교육에 대한 무관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교육의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면서까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에게 교육에 관한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없다”며 주민대표성을 강조할수록 교육전문성이 약화되고, 교위와 교육감의 존재의의는 작아지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제주도에서는 이미 ‘교육의원제도를 없애고 일반의원만으로 교육상임위를 구성해야 한다’거나 ‘교육의원제도를 존치하되 주민직선 대신 비례대표로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부산에서도 교육감 자격을 제한한 지방교육자치법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송 교수는 앞으로 교육의원과 교육감 자격기준 폐지론이 더욱 거세져 ▲비례대표에 의한 교육의원 선출 ▲교육위의 일반상임위 전환(교육의원 분리 선출제 폐지)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에 의한 교육감선출 주장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송 교수는 “주민직선에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포기할 수 없다”며 “교육감의 시·도지사 러닝메이트 선출은 교육자치의 완전 포기를 의미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교육의원 선거에서 선거구별로 일정 정원의 교육경력자와 비경력자를 할당해 시·도의회로부터 독립된 교위를 구성하는 방안 ▲교육감 주민직선은 유지하되 경력기준을 강화하고 학력기준을 보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이기우 인하대 교수는 “모든 지방정부가 동일한 선거방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 “교육감은 주민직선, 러닝메이트 주민직선, 단체장에 의한 추대 등 다양한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고, 교육위원도 주민직선, 비례대표나 일반상임위원회화, 독일의 전문가 참여형식의 교육상임위원회 참여 등이 검토될 수 있다”고 상반된 견해를 폈다.
김진성 서울시의원도 “선거인수가 3배 이상이 되면 위헌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교육의원은 직선제 비례대표로 선출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교육문제는 교통, 보건, 건축 등과 맞물려 함께 풀어야 하는데 새 제도 아래서는 교육의원이 이런 문제도 간여하게 되고 회기도 늘어나 오히려 교육의원의 위상이 격상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조흥순 교총 사무총장은 “기왕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앞서서 제도 시행에 들어갔다면 장단점을 미리 점검할 수 있었는데도 이 기회를 무시하면서까지 법률 개정을 서두른 것은 큰 잘못”이라면서 “시·도교위 위상을 독립형 의결기구로 전환하거나 교육구를 특별지방자치단체로 설립하는 등 이제 교육계도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사무총장은 “최대 쟁점 사항인 시·도교위의 시·도의회 상임위 전환은 아직 3년여의 시간이 남아있다”며 “지방교육자치 문제를 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