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수업 등에 학원 강사를 초빙하여 보충 학습이나 예체능 교육 등을 실시하는 것은 그다지 드문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 학원 강사를 정규 수업에까지 초빙하는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 동경도 강동구 구립 야나가와 소학교는 2004년도부터 '학력 향상책'의 일환으로서 수업에 사설 학원 강사를 초빙해 왔다. 이를 시작으로 강동구 교육위원회는 2006년도부터 소(초등)․중학교에 학원 강사를 소개하는 사무를 개시하여 현재 15개의 소(초등)․중학교가 희망을 하고 있다. 학원이 나름대로 쌓아 온 노하우를 활용하여 아이들의 학력과 교사의 지도력을 향상시킨다는 의도이다.
야나가와 소학교가 이른바 학교와 학원의 연계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한 단계위의 교육 실현’이라는 목표아래 학력 향상의 구체적 방법으로서 수준별 학습을 도입하면서이다. 처음에는 장래 교사를 희망하는 사람가운데서 강사를 초빙했으나 교사들 사이에서 ‘실력 있는 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아이들 지도에 경험이 있으면서 낮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인재가 없을까’하고 고민한 끝에 생각해 낸 것이 학원 강사였던 것이다. 학원 강사가 수업을 담당하는 과목은 산수(수학)로서 5, 6학년을 중심으로 수준이 높은 그룹을 담당하고 있다. ‘초빙 교사’라는 이름으로 연간 약 40시간을 담당하는데 강사료는 시간 당 2500엔(약 2만원)으로 되어 있다.
야나가와 소학교는 동프로그램을 통해 가시적 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2005년도 동경도 학력조사에서 산수 평균 정답률이 타교과(국어, 사회, 이과:과학)를 누르고 제일 높았으며, 산수 단원별 정답률 또한 전년도와 비교해 대부분의 문항에서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생각하는 방법을 차분히 지도해 주며 정리도 이해하기 쉽다’며 초빙 강사로부터 산수 수업을 듣는 아이들로부터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학원과의 연계는 정규 수업에서만이 아닌 수업 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2년 전부터 중학교 입시에 관심을 가지게 된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진학 설명회를 개최했는데, 이 때 초빙된 학원 강사가 그 설명을 담당했다. 최근 일본은 공립 중․고 일관교가 늘어나는 등 사립이냐, 공립이냐는 선택지가 증가했다. 보호자는 그 정보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학교가 진학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작년 학원에 다니지 않는 아동 2명이 도립 고교 부속 중학교에 합격함으로써 ‘학원과의 연계가 실제 성과를 올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야나가와 소학교 교장은 특색있는 학교를 만드는 데는 교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학교 외부의 힘은 다양하고 그 폭이 넓어서 학교는 지역 주민의 힘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서 학원 강사 활용도 예외가 아니며 사회의 모든 힘을 활용한다는 시점이 앞으로의 교육에는 필요함을 덧붙이고 있다.
야나가와 소학교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강동구 교육위원회는 ‘학습 학원 연계 사업’을 시작하여 학력 향상을 위한 인적 지원책의 하나로서 사단법인 전국 학습 학원 협회로부터 추천을 받은 강사를 희망하는 학교에 소개하고 있다. 학원과 학교가 지도 방법을 서로 교환함으로써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교 교사는 지도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결국 이것이 아이들의 학력 향상에 연결된다는 관점이다.
그러나 아무리 ‘학력 향상’과 ‘수준별 학습’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정규 수업에 학원 강사를 초빙한다는 것은 그다지 신중한 발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진학 학원과 같은 사설 학원에는 자신의 전공 분야에 뛰어난 강사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성적이 오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간혹 학교 자체 수업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지역 인사를 초청하여 수업할 때 훨씬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 아주 간헐적으로 특별 수업 형식으로 지역 인사나 외부 강사를 초청하는 경우를 제외한 정규 수업에 학원 강사를 활용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노하우의 교환’, ‘아이들의 학력 향상’이라는 긍정적 면 이면에 ‘교사의 무능력’, ‘학교와 학원의 비교’ 등 부정적 면이 부각될 소지도 있으며, 이는 결국 ‘학교의 위상 문제’ 와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인수 학급’, ‘개인차 확대’ 등의 여건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와 노력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