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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소규모학교 통폐합 철회해야”

교총, ‘농어촌 교육 살리자’ 시골학교 찾아 난상토론


“1面 1校 정책 밀어붙이면 곤란”
“학급총량제 현실 무시한 처사”

한국교총은 지난달 22일 전남 구례 송원리조트에서 제284회 이사회를 열었다. 교총이 이례적으로 지방에서 이사회를 개최한 것은 위기에 처한 농어촌 교육의 현실을 보기 위해서였다. 회의에 앞서 윤종건 교총 회장과 김윤섭 전남교총 회장을 비롯한 교총 간부직원들은 산동면 관산리에 위치한 중동초등학교를 방문, 교직원․학부모대표 등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가졌다.

1시간 넘게 진행된 간담회를 마친 교총 관계자들은 “우리 농어촌 교육의 실상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교총 이사회는 이날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정부는 2009년까지 농어촌 지역 100명 이하의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려는 농어촌 교육 말살정책을 철회하고, 농어촌 교육 발전을 통한 지역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교총은 이날 중동초에 88권, 산동중에 54권의 도서를 기증했다.

#경제적 논리로 접근 안돼
▲박정주 중동초 교장=우리 학교는 학생 40명에 교원 8명이다. 주민들은 본인이 부임하자 ‘학교를 살려 달라’고 했는데 갈수록 자신감이 없어진다. 교육청의 통폐합 시도에 대다수 주민은 반대한다. 중간에 낀 교장은 어렵다. 경제적 논리는 맞지만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의 중심체요, 마음의 고향이 곧 농어촌 학교다. 정부의 ‘1면(面) 1교(校) 정책’은 지역실정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 유치원 교육도 큰 문제다. 유치원 유지에 필요한 최소인원이 전남의 경우 5명인데 우리 학교는 4명뿐이라 휴원했다. 교육부, 복지부, 행자부 등 여러 부처에서 관할하는 어린이 보육관련 정책을 한 곳으로 모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예산을 집행하면 좋을 것 같다.

▲김경수 산동중 교감=중동초에 인근한 산동중은 특수학급을 포함 4학급에 학생 73명, 교원 11명이다. 교사들 대부분은 광주에서 출퇴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교사의 수다. 현재 3학급이면 교사 9명인데 이는 농어촌 교육을 죽이는 처사다. 이 지역의 경우 도덕․음악․미술교사는 인근 3개 학교를 겸임하는데 일정한 소속이 없기 때문에 학생통제에 어려움이 많다. 시험문제도 3개 학교, 3개 학년으로 9개의 다른 시험지를 만들어야 한다. 보통 고생이 아니다. 읍면단위 학교는 학급수가 적어도 최소한의 과목교사는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환경도 안 좋은데 대도시와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서 되겠는가.

▲김윤섭 회장=학급 수를 감안한 교사 수 산출, 즉 정부의 학급총량제는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다. 현재는 농어촌 근무 유인가가 인사에서 부가점을 주는 정도다. 이걸로는 안 된다. 농어촌 교육을 살릴 수 있도록 교사 수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조흥순 교총 사무총장=시․도교육청이 교사 정원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별도의 특별법이라도 제정해야 한다. 교총에서 농어촌 근무 교원자녀 학비보조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데 잘 안 된다. 이번 대선에 공약사항으로 제시하겠다.


#현실에 맞는 정책 펼쳐야
▲이중희 중동초 학운위원장=면단위 학교는 인접학년이 9명이면 학급유지가 가능하지만 면소재지가 아닌 곳은 13명이다. 면소재지에 비해 불리한 것이며 이는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촉진하려는 것이므로 바꿔야 한다(참고 : 면소재지는 1학년 1명, 2학년 8명이면 2개 학급 유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면소재지가 아닌 곳은 1학년 1명이면 인접학년인 2학년은 12명이 돼야 각각 학급 유지가 가능하다. 1학년 1명에 2학년이 11명이면 복식수업을 해야 한다).

▲김윤섭 회장=예산편성 시스템도 문제다. 모든 학교가 일괄적으로 학교경비를 받고, 여기에 급당경비가 추가된다. 큰 학교는 문제가 없겠지만 작은 학교는 예산부족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의 교육정책은 농어촌 학교 통폐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역 균형발전은 헛구호 일뿐이다.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균형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심왕섭 구례교총 회장=학생 수를 보고 경비를 책정하기 때문에 작은 학교는 늘 예산이 부족하다. 갈수록 학생 수는 줄지만 쓸 돈은 늘어나는 게 현실인데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하면 예산도 줄 수밖에 없다. 초․중학생 모두에게 급식비를 지원해야 실질적 의무교육 아닌가.

▲윤종건 회장=농어촌이 잘돼야 우리교육이 살 수 있다. 오늘 내용을 수렴해서 정책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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