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8 (목)

  • 맑음동두천 -2.3℃
  • 맑음강릉 1.4℃
  • 서울 -1.0℃
  • 구름많음대전 0.1℃
  • 맑음대구 2.6℃
  • 맑음울산 4.8℃
  • 광주 3.9℃
  • 맑음부산 5.1℃
  • 흐림고창 3.2℃
  • 제주 8.9℃
  • 구름많음강화 -2.4℃
  • 흐림보은 0.6℃
  • 구름많음금산 2.4℃
  • 구름많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4.6℃
  • 구름조금거제 5.2℃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육시론> 교원정책 이래도 되나

"올해까지는 교원수급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내년부터는 명퇴자와 정퇴자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 예상되므로(교원부족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 KBS가 교원 부족으로 흔들리고 있는 초등학교 교단의 실상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이와같은 교육부 교원정책 당국자의 인터뷰를 듣는 전국의 교원들과 학부모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KBS TV는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13일 9시 뉴스에서 금년 2학기 들어 초등학교 교사 1만 2100명이 부족해서 2,000명은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를 임용하고, 나머지 8,000명은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나 정년, 명예 퇴직으로 교단을 떠난 교사들을 다시 6개월이나 1년 계약으로 채용하는 기간제 교사로 메웠다고 보도하며, 증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의 초등 임용과 이미 정년을 했거나 명퇴한 교사들을 기간제 교사로 임용하는데 따른 문제점과 함께 교원수급 정책의 잘못을 지적하였다.

교원정년 단축을 비롯한 교원정책의 잘못으로 야기된 교원수급 문제점이 지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육부가 발간한 2000년도 교육통계연보를 보면 금년도 교원수는 지난해 41만4천8백96명에서 3천7백6명이 늘어났으나 정년단축 전인 98년보다는 5천1백78명이 부족하다고 했다.

98년 이후 학생수도 계속 늘어나고 학교도 늘었을 텐데 오히려 교원수는 5천명 넘게 줄었다면 우리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 졌겠는가. 정년단축을 시행하면서 고령교사 1명을 퇴출시키면 신규교사 2.56명을 임용하고도 예산이 남아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쓸 수 있다던 정부의 발표가 얼마나 허구에 찬 탁상공론이며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한 졸속 교원정책이었나를 이 수치로도 잘 알 수 있다.

많은 선생님들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정년이 3년 단축되었다는 것 보다 그로 인한 교원사회의 붕괴와 교실 현장의 혼란에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많은 학부모들이 교원정년 단축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거나, 이제 시행된지 얼마되지 않은 정년 단축을 다시 환원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교원정년 단축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데 대해 심한 배심감을 느끼고 있다.

모처럼 공영방송 KBS가 교원 정년단축 이후의 학교현장의 실상을 제대로 지적하고 나왔다. 교원수급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지만, 대학에서 체육교육을 전공하고 중, 고등학교 체육 교사가 되어야할 사람을 초등학교 어린이의 체육 교과를 가르치게 했던 것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었는데, 하물며 담임을 맡기고 국어, 수학, 사회, 자연 등 모든 교과를 가르치게 한다면 아무리 보수교육을 받았더라도 그분들이 초등학교 전교과를 정말 잘 가르칠 수 있겠는가.

학부모님들은 이런 것을 알 턱이 없다. 담임 선생님이 부임했으니 선생님이 모자라지 않고, 새내기 선생님이 오셨으니 선생님이 젊어졌다고 좋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말처럼 교육의 질은 우리 어린이들을 어떤 선생님이 가르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과연 지금과 같이
숫자채우기 식의 교원수급으로 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흐트러진 교직사회를 안정시키고 교육에 대한 선생님들의 열정을 되살려서 교육을 바로하기 위해서는 퇴직한 선생님들을 기간제 교사(임시 교사)로 다시 부를 것이 아니라 정년을 65세로 환원해야 한다. 정년 단축결과로 빚어진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은 교원들만의 몫이 아니다. 정년 단축, 정말 잘 한 일인가? 다시 한번 냉정히 생각하고, 잘못된 길을 되돌아가는 것은 절대로 수치가 아니라는 것을 함께 인식하면서, 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올바른 선택이 있어야겠다. <최재선 한국초등교장협의회장>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