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독서의 달이지요. 책 많이 읽으셨나요. 비도 자주 내려 독서하기 좋은 9월이었지만 실상 출판계의 가을은 비수기가 된지 오래 라고 하지요. 올림픽까지 겹쳐 더욱 썰렁하게 지나가고 있는 독서의 달. ‘출판저널’'출판문화’'간행물윤리’'송인소식’등에 실린 독서와 관련된 말들을 인용 또는 재인용했습니다. 독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게 될 겁니다.
▲회남자=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책을 읽지 못한다.
▲베이컨=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담론(談論)은 기지 있는 사람을 만들며, 필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스티븐 코비(미 클린턴 대통령의 전 시간관리 자문관)=전세계 4500명을 대상으로 시간 사용법을 조사한 결과 성공인의 70% 정도는 시간과 에너지를 독서·외국어공부·운동·인간관계 등‘당장 급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유용한 일’에 쓴 반면 평범한 사람은 회의·전화 등 ‘당장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춘원(변호사)=어느 휴대폰 광고를 보면 한 소녀가 기차 안에서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고 있다. 소녀에게 말을 건네고 싶은 소년은 그 책을 읽어보는 대신에 휴대폰 단말기를 조작하여 토막정보를 얻어낸다. 이 광고는 지식이나 교양에 관한 현대인의 태도를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요즘 흔히 읽히는‘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보면 “가난한 아버지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부자 아버지는 돈에 관한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나온다. 현대인에게 독서는 가난에 대한 원인의 제공자로 누명을 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영실(진주외국어고 교사)=미국 대학들은 신입생들에게 가하는 프레시맨 잉글리시 과정부터 1주일에 5~6권의 책을 읽히고 각 권마다 타이프용지 1~2장에 내용의 요약과 의견을 쓴 보고서를 제출케 한다. 등화가친 계절의 독서주간에만 책을 읽고서는 부자 나라가 될 수 없다.
▲최영철(시인)=하루 몇 백원으로 연명하던 시절, 입석버스 요금과 도서관 입장료, 낱담배 세 개비와 지하식당의 우동 한 그릇으로 하루를 견디던 시절에 (부산) 서면 시립도서관은 나와 같은 선량한 백수들을 품어준 따스한 둥지였다.
▲박완서(소설가)=피난시절, 활자에 대한 허기를 채울 길이 없어 사방 벽에 도배해놓은 신문지를 돌아가며 다 읽었다.
▲권혁수(북디자이너)=살아있는 나무를 베어 책을 만든다. 그 책이 살아있는 나무의 가치를 대신하고 있는가. “나의 책을 불태워 다오” 독일시인 브레히트의 이 외침은 21세기 한국출판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인가, 아니면 진실을 향한 불멸의 정신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