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9월 수능 모의평가를 채점한 결과 고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아랍어 과목 응시자수가 크게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6일 실시된 수능 9월 모의평가에서 제2외국어ㆍ한문 영역 중 아랍어를 선택해 응시한 학생은 3천841명으로 제2외국어ㆍ한문 전체 응시자(4만3천544명)의 8.8%를 차지했다.
이는 제2외국어ㆍ한문 영역 가운데 일본어(1만5천804명.36.3%), 한문(9천52명.20.8%), 중국어(8천137명.18.7%) 다음으로 많은 숫자로 프랑스어(2천797명.6.4%), 독일어(2천415명.5.5%)를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도 아랍어 응시자수ㆍ비율이 부쩍 증가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모의평가 때 제2외국어ㆍ한문 영역 전체 응시자 중 3.4%(1천412명)에 그쳤던 아랍어 응시자수는 지난해 11월 본수능 당시 5.6%(5천72명)로 늘었고 올해 6월 모의평가 때 응시자 비율은 5.1%(2천210명)였다가 이번에 8.8%로 뛰어올랐다.
3년전인 2004년 6월 모의평가 때만 해도 아랍어 응시자는 단 1명에 불과했었다.
이처럼 아랍어 응시자수가 매년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고등학교에서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는 학교는 현재 한 곳도 없다.
그럼에도 아랍어 응시자수가 증가하는 것은 재수생이나 대학에서 아랍어 전공을 택한 반수생들이 아랍어 응시에 많이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교육부는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수능에서 제2외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프랑스어 66점, 일본어 69점 등 대부분 60∼70점대였던 반면 아랍어만 유일하게 100점이 나오는 등 최근 몇년 간 수능에서 아랍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게 나온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
교육부 관계자는 "아랍어 응시생들은 대부분 고교 졸업 후 따로 아랍어를 공부한 재수생이나 반수생들로 봐야 한다"며 "아랍어는 조금만 공부하면 굉장히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응시자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