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3단계 대입시 자율화’ ‘교원 연구년 제 도입’ 등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의 대선 공약은 현 정부가 금기시 하고 있는 대입시 3불 정책에 대한 논란을 재 점화 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선 국면을 본격적인 정책대결로 유도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일류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부터 개혁해야 한다며, 연간 30조 원에 이르는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두 배로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후보가 밝힌 5개의 핵심 공약은 다음과 같다.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기숙형 공립고교 150개, 마이스터고 50개, 자율형 사립고 100개 등 모두 300개의 다양한 고교를 만든다는 것이 이 후보의 첫 번째 약속이다.
이 후보는 농촌지역, 중소도시, 대도시 낙후 지역에 150개의 기숙형 공립고교를 지정해, 학생 80% 정도가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숙사비는 학생의 가정형편 등에 따라 맞춤형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학생의 특기적성을 살리면서 졸업 후 취업, 진학의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전문계 특성화고교 50개를 집중 육성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학생들에게는 학비 면제는 물론, 외국어 교육, 해외 연수 및 취업 진학을 지원하고, 커리큘럼과 교원에 대한 규제를 철폐해 학교 단위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준다는 취지. 산업체와 시민단체 등도 협약을 통해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300개 고교에 포함되지 않는 1천859개 고교의 경우 정부가 연간 운영비의 10%를 지원하는 한편 기숙형 공립고의 기숙사비나 자율형 사립고의 납입금 등을 장학금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고교만 졸업하면 영어회화 가능토록 =누구나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영어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영어수업을 영어로 하는 `영어교사자격'을 만들어 매년 3천명 배치하고, 장기적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에는 영어과목 외에도 영어로 수업하도록 유도키로 했다.
또 원어민 보조교사 확보, 교사 국제교류 프로그램 도입, 대학생 영어교육 봉사활동 등을 통해 영어교육을 활성화하는 한편 국내외 교육기관의 자율을 최대한 보장하는 `교육국제화 특구'를 도입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3단계 대입자율화 = 이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단계별로 대입제도를 자율화함으로써 임기 내에 완전 자율화를 이루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1단계로 대학이 학과의 특성에 따라 지원자의 학생부와 수능반영 비율을 자유롭게 하고, 2단계로 현재 평균 7과목인 수능과목을 축소하고, 3단계로 대학 자체 학생선발 능력과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대입을 완전히 대학에 맡긴다는 게 `로드맵'이다.
◇한명의 학생도 포기 않겠다=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고 교육을 책임지도록 한다는 ‘기초 학력, 바른 인성 교육책임제가 제시됐다.
초등 3학년 학생들 전원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진단 평가를 실시해 부진한 분야에 대해서는 집중 교육을 통해 전체적인 향상을 유도하고, 동시에 이를 학생 진로지도 자료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과 전년대비 성취수준 향상 정도, 교과목별 학생 성취수준 등 학교별 학력 자료를 공개해 `교육 수요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한편 성과가 부진한 곳은 원인 진단을 통해 해결책을 내놓도록 했다.
◇교원 평가 입법화=이 후보는 온 나라가 나서 좋은 학교를 만들자는 맞춤형 학교 지원 시스템 방안으로, 교원 평가 입법화로 교원간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5~10년 주기로 6개월~1년간의 교원 연구년 제도를 도입해 교원에 전문성을 심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교과목과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교육계 안팎의 인사로 구성된 국가교육과정위원회를 설치해 미래 사회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수립토록 했다.
인구 과밀 지역, 학급당 학생수 감축으로 콩나물 교실을 해소하고 지역사회, 대학과 연계해 저소득층 학생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