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충북․경남․울산․제주 등 4개 시․도의 교육감 선거전도 차츰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25~26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해당 지역 출마자들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달 27일부터 18일까지 유세차량을 동원한 선거운동과 현수막 게시, 공개 장소에서의 연설․대담, 거리연설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충북․경남․울산의 경우 지난해 12월 개정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주의 경우 지난해 7월 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직선제 교육감 선거다. 이 가운데 충북․경남․제주는 현 교육감의 임기만료에 따른 선거이며 울산은 김석기 전 교육감이 선거법 위반으로 지난 7월 대법원으로부터 당선무효 처분을 받은데 따른 재선거다.
이번에 선출되는 교육감 임기는 2년4개월이다. 차기 교육감 선거가 2010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부터는 시․도 교육감 임기가 4년으로 통일된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4개 시․도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은 비교적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전국에서 첫 주민직선으로 치러진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15.3%라는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으나 이번 선거의 경우 대통령 선거 투표용지와 함께 투표용지를 배부 받아 투표하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에 버금가는 투표율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교육계의 우려는 투표율보다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대통령 선거에 쏠리면서 후보자들의 공약 등을 면밀히 살피지 않고 자칫 ‘묻지마 투표’가 되지 않을까하는데 있다. 한은숙 청주대 교수는 “유권자들이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의 위상, 역할, 영향력 등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교육발전에 적합한 인물을 뽑아낼지 의문”이라며 “교육감 주민직선의 의미가 퇴색하지 않도록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언론의 집중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관위는 “교육감선거 후보자는 타 선거와는 달리 정당추천을 받을 수 없으며 후보자 기호도 후보자성명의 가나다순으로 게재한다”며 “유권자들이 선관위 홈페이지나 후보자 홍보물 등을 꼼꼼히 살핀 후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선관위는 동시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의 유권자가 투표할 때 혼란을 겪지 않도록 대통령선거는 백색, 교육감선거는 하늘색 투표용지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교육감 선거의 유권자수는 대통령 선거 유권자 수와 똑같다. 행정자치부는 지난달 21일 이번 대통령 선거의 유권자수가 충북 114만6788명, 경남 241만7744명, 울산 80만6754명, 제주 41만4216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충북·제주는 두 번째 맞대결 관심
◇충북=제14대 충북도교육감 선거에는 박노성 전 교육위원과 이기용 현 교육감이 나섰다. 두 후보는 지난 2005년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경합을 벌인 바 있다. 당시 1차 투표에서는 박 후보가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투표에서는 이 후보가 박 후보보다 174표를 더 얻어 교육감에 당선됐다.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박 후보는 “사교육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영어교육을 위해 권역별로 영어체험 학습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말했으며 이 후보는 “깨끗한 선거를 치르고 반드시 승리해 사교육비 없는 학교,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경남도교육감 선거는 고영진 현 교육감과 권정호 전 진주교대 총장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고 후보는 ‘신뢰와 감동의 경남교육’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학생에게는 실력을, 선생님에게는 보람을, 학부모님에게는 감동을, 도민에게는 신뢰를’ 등 4개 분야의 비전을 제시했다. 권 후보도 “당선되면 학생과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 등 네 바퀴의 축을 중심으로 경남교육을 이끌어 가겠다”며 ‘아이들에게 환한 웃음을, 교사에게 스승의 이름표를, 학부모에게 희망찬 미래를, 지역사회에 나눔의 기쁨을’ 등 4대 비전을 발표했다.
◇울산=제5대 울산시교육감 선거에는 김복만 울산대 교수, 김상만 전 울산시교육위원, 이덕출 전 인하대 부총장, 정찬모 전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 최만규 전 울산시교육감 등 5명의 후보가 등록해 각축을 벌인다. 이 지역 교육계에서는 교육감 후보들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데 공약마저 비슷비슷해 유권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할지 혼란스럽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후보들은 교육재정 대폭 확충, 학력신장, 영어마을 개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제주=제13대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선거 또한 지난 2004년에 맞붙었던 신영근 전 제주도체육회 상임부회장과 양상언 현 교육감의 재대결이 됐다. 제12대 선거에서는 신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결선투표에서 양 후보에게 97표차로 고배를 마신바 있다. 신 후보는 제주교육컨설팅제도 도입, 학생 생활영어 교육 강화, 농어촌․도서벽지 학생 급식비 지원을 양 후보는 학력최고의 제주학생 육성, 국제자유도시 교육환경 구축, 가정처럼 편안한 학교 만들기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