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차기 정부의 대입 자율화 방침에 따라 대학들이 최근 잇따라 본고사 도입가능성을 시사한데 이어 14일 일부 대학이 '수능점수 공개시 정시논술 폐지 검토' 입장을 밝히자 예비 고3들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새 정부의 입시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들이 불확실한 가정과 전제를 앞세워 각종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거르지 않은 발언을 잇따라 내놓는 '오락가락' 입시 분위기에 수험생들은 심한 멀미를 앓고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이날 "논술의 비중이 줄고 수능이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 이곳 저곳에서 나오고 있어 수험생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크게 늘어 대략적인 방향과 전망을 설명하고 있지만 2월 인수위의 최종발표 전에는 아무 것도 확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학원가에서는 특히 최근 '본고사 도입 가능성'과 '논술폐지 검토' 소식이 잇따르자 대학들의 '아니면 말고 식' 입시 방향에 수험생들은 "멀미가 날 지경"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노원구 상계동 S학원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입시관련 기사가 나오면 상위권 학생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큰 동요는 없겠지만 논술에 주력할 것이냐 수능에 힘쓸 것이냐를 두고 학부모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수능에 비중을 두고 상황을 지켜보자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목동 S논술학원 차모(37) 원장은 "실제로 며칠 전까지 논술학원에 자녀를 보내려고 하다가 오늘 대학들의 입장 발표를 보고 논술을 준비시킬지 말지 고민된다는 학부모도 있었다"며 혼란이 너무 심하다고 전했다.
서울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입시 자율화로 논술고사에서 영어지문을 낼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마자 학원가에서는 영어지문을 활용한 논술 모의고사가 등장했다"며 "하지만 실제로 영어지문 도입을 적극 검토한 대학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강남 K학원 관계자는 "입시정책에 대한 갖가지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학생들은 굉장히 불안해한다"며 "논술이냐 수능 점수제냐에 따라 자신이 지금까지 준비해왔던 전략이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당선인이 오늘 여러 입장을 발표해 다소 진정이 된 것 같기도 하지만 입시정책은 워낙 잘 바뀌다 보니 안정을 찾기가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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