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건국 이래 정부 부처명에서 ‘교육(敎․Education)’이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그것도 ‘교육 없는 경제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교육계는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새 정부와 원만한 관계 정립을 모색하던 한국교총은 교육부와 과기부의 기능을 재편, ‘인재과학부’를 신설한다는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되자 즉각 성명을 내고 “인수위가 ‘교육’과 ‘인재’의 개념조차 구분하지 못한 것에 개탄하며, ‘교육’을 넣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총은 “인수위가 교육인적자원부를 인재과학부로 변경키로 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백년대계인 교육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그동안 부처명에서 ‘교육’을 한 번도 제외한 적이 없었다는 것은 헌법상 교육의 중요성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이날 성명에서 ‘강력 규탄’ ‘엄중 촉구’ ‘책임자 문책’ 등을 여러 차례 강조,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새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은 물론 다가오는 제18대 총선에 전혀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교총은 또 미국(교육부), 영국(아동학교가족부), 독일(연방교육연구부), 일본(문부과학성), 싱가폴·핀란드·대만(교육부) 등 대다수 나라가 ‘교육’을 교육담당 부처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은 교육을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와도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육학회와 산하 19개 교육전문학회,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 교대총장협의회, 각 교장회 등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교육’ 되찾기에 동참하고 있다. 1990년 문교부에서 교육부로, 2001년 교육인적자원부로 개명한 교육부는 이번 인수위의 작명에 따라 인재과학부라는 이름을 부여 받았지만 교육계의 반발과 국회 심의과정 등에서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는 16일 현행 18부(部)4처(處)18청(廳)10위원회의 중앙 행정조직을 13부2처17청5위원회로 축소․조정하는 내용의 정부 조직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교육부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인력 양성 및 산업자원부의 산업인력 양성 기능을 통합해 인재과학부로 탄생했다.
인수위는 “조직․정원, 교원 임용․인사, 교육과정 편성․운영, 학사운영․성적관리 등 초․중등교육의 자율을 제약하는 다양한 규제를 폐지 또는 지방교육청에 이양하는 것은 물론 대학규제도 대폭 정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