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9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운동장에서 열린 영결식은 그동안 혜진이를 찾기 위해 누구보다 동분서주했던 이윤형 교장의 추모사로 시작했다.
이 교장은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던 혜진이가 이제 우리 곁을 영영 떠나기 위해 학교로 돌아왔다"며 "어린이들에게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대표로 나선 혜진이의 단짝 친구 조미주(11)양은 떨리는 목소리로 "혜진아..이렇게라도 마지막으로 네 이름을 불러보는구나"라고 추모사를 시작한 뒤 목이 메인 듯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조 양은 이어 "너와 함께 뛰놀던 공원, 교실, 운동장이 아직도 눈에 선하고 교실에는 아직도 네 사진이 그대로 있는데..너만 없다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노래를 좋아해 가수가 꿈이었던 혜진아..부디 하늘나라에서라도 맘껏 노래부르며 행복하게 지내"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혜진이의 영정을 들고 영결식에 참석한 가족들은 단짝의 추모사에 이어 반 친구들의 헌화와 묵념이 이어지자 새삼 슬픔이 복받치는 듯 서럽게 울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작업복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며칠째 못 깎은 듯 수염이 자란 모습으로 참석한 혜진이 아버지는 혜진이 동생인 둘째 딸의 손을 꼭 잡은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영결식이 끝난 뒤 가족들은 영정을 들고 혜진이가 공부했던 4학년 3반 교실과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며 새로 배정했던 5학년 3반 교실을 들렀다.
혜진이 어머니는 빈 책상에 영정이 놓이자 책상을 부여잡고 "혜진아.."라고 오열하며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학부모들과 안양시민 200여명이 참석해 혜진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명학초교 학부모 10여명은 영결식이 열리는 동안 영정 앞에서 "혜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실종어린이 전담반을 구성하라"며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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