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가 대입 수시모집 합격자를 정시모집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건의한데 대해 교육과학기술부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했다.
28일 서울대와 교과부에 따르면 서울대는 최근 교과부에 수시합격자가 정시모집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교과부는 대학 자율화 추진 과제 발굴을 위해 지난해부터 대학들로부터 규제 완화 건의사항을 취합, 지난달 초 대학 학과별 모집 허용 등을 골자로 한 자율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으며 다음달 말 추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대의 건의 내용은 대입에서 수시모집에 합격한 학생이 정시모집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고쳐 달라는 것이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수시모집은 대학 간 복수지원이 가능하지만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해당 대학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와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서울대측은 이에 대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다른 대학 수시에 합격한 우수한 학생을 정시모집을 통해 끌어오려는 의도가 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들어 각 대학들은 수시모집 비율을 급격히 늘리는 등 우수 학생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발표된 2009학년도 대입전형요강에 따르면 올해 수시모집 인원은 전체의 56.7%로 정시 모집 인원을 훌쩍 넘어섰다.
교과부는 그러나 이는 서울대의 `희망사항'일 뿐 정부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허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학 서열화 구조가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방안이 허용될 경우 수시 합격자들의 대규모 연쇄 이동으로 엄청난 혼란이 초래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서울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은 이 같은 방안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정부가 특정 대학에만 유리한 건의 내용을 수용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서울대의 건의는 말 그대로 건의일 뿐 정부로서는 허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