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선 학교에서 교사들이 학부모와 학생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침해 사건 가운데 학부모ㆍ학생의 부당행위로 인한 경우가 79건으로 전체의 38.7%였으며, 이중 학생지도 및 학교운영이 원인이 된 것이 31건(39.2%)으로 가장 많았고 학생ㆍ학부모의 폭행ㆍ협박이 26건(32.9%)으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최근 서울에서는 이런 경향을 반영하듯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남학생이 자신을 훈계하는 여교사를 폭행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중학교에서는 학부모가 교사에게 주먹질을 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작년 3월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부모가 학교를 찾았다가 아들의 머리카락을 잡고 훈계하는 교사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재작년에는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 학교 6학년생이 다른 학생과 싸운 것에 대해 훈계를 듣다가 담임 여교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일도 있었다.
교사들이 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건들은 무너진 교권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교사의 신뢰와 권위 추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교사들의 촌지수수, 과도한 체벌 등 각종 비리ㆍ비위로 인해 교사들의 권위와 사회적 존경심이 크게 추락했고, 성적지상주의로 인해 인성교육도 사실상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학교는 학력신장과 함께 인성교육을 병행하는 곳이지만 학력신장이 강조되는 반면 인성교육은 점차 무시되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새 정부 들어 각종 교육정책에 따라 학교내 계약직 교사도 많아질 것으로 보여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현인철 대변인은 "성적제일주의로 공교육의 기능과 의미가 퇴색해 교사의 권위와 신뢰가 많이 추락했고 더이상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통하지 않게 됐다"며 "공교육 강화를 위한 논의의 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선학교와 관할 교육청이 이런 사안이 터질 때마다 덮으려는데 치중하는 것도 교권침해 사례를 재발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구 초등학교의 성폭력 사건만 하더라도 학교가 쉬쉬하면서 피해자만 많아졌고 나중에는 학교와 교육청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학교내 교사 폭행 사건이 터지면 학교와 교사에게만 맡기지 말고 교육청이 직접 나서서 해결 해주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최근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교육 주체간 분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가칭 `학생교육 및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 제정을 위한 입법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