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 대한 교사들의 열정이 학생수가 줄기만 하던 시골의 한 초등학교를 새롭게 변모시켰다.
5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10년 넘게 학생수가 감소해왔던 담양 고서초교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도시에서 전학생이 잇따르는 등 학생수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광주 근교에 위치한 이 학교는 한때 전교생이 2천명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제법 큰 학교였지만 여느 농촌처럼 이농과 고령화 등으로 전교생이 겨우 150여명 밖에 안 되는 초라한 학교로 전락했다.
이런 학교가 올해는 광주 등 대도시에서 학생들이 전학을 오고 이곳의 부모들까지도 자녀를 대도시에 입학시키지 않아 전교생이 166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0명이 늘었다.
올해는 1학년 학생이 33명에 달해 학급을 하나 더 늘리는 등 `획기적인' 변화까지 일어났다.
이 학교가 단 1년만에 이 같은 변화를 보인 것은 아이들에게 맘 놓고 공부할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어준 덕분이다.
30여명에 달하는 영세민 자녀와 다문화 가정 자녀, 할아버지.할머니와 사는 조손 가정 어린이 등 전교생의 30%가 넘는 아이들은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변변치 않은 학원조차 보내기 힘든 데다 집에서는 아이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방과 후에 교사들이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는 `사랑의 방과후 교실'을 열었던 것.
이 학교의 김원배 교장과 10여명의 교사는 지난해 하반기 영어는 물론 학생들이 좋아하는 컴퓨터, 뛰고 놀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풋살부, 민요, 회화 등 교사들의 전공을 활용해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학원 한번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아이들은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힘들어했지만 금세 적응했고 실력도 부쩍 늘었다.
특히 영어의 경우 학생들의 실력에 맞춰 수준별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등 영어와 친해지는 방법을 써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 때도 10여개 과목에 대해 방과후 학교를 열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대부분 생업에 여념이 없어 자녀의 방과후 교육에 신경을 쓰기 힘든 학부모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입소문을 타고 올해는 광주에서 7명이 오히려 이 학교로 전학을 왔다.
지난달 아이를 이 학교에 전학시킨 정모(45)씨는 "이곳에서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을 수 있었다"며 "시골 생활과 만족할만한 교육까지 더해져 아이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방과후 교육 최우수사례로 선정됐다.
김 교장은 "시골 학교도 뭔가 변화를 주면 가능하다는 사례를 만들고 싶었다"며 "일과 시간 이후에도 학생지도에 열의를 보여준 교사와 강사들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