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인 6일 밤 서울 도심에서 열린 촛불시위에는 연휴 첫날을 맞아 미국산 쇠고기 파동 이후 최대 규모인 약 6만명이 참가했다.
전날부터 72시간 연속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서울광장에서 오후 8시부터 약 6만명(경찰 추산 5만 6천명, 주최측 추산 20만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촛불문화제를 가졌다.
지난달 2일 촛불문화제가 시작된 이후 경찰 추산 5만명 이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으로, 시위대는 오후 8시40분 이후 태평로 거리로 쏟아져나와 "고시철회 협상무효",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민들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광야에서' 등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남대문∼명동∼을지로∼종로∼안국동의 경로를 거쳐 청와대 방면으로 향했다.
이들은 삼청동 부근에서 경찰의 차벽에 가로막히자 옛 한국일보사 부근 왕복 6차선 도로에서부터 종로와 을지로 일대를 점거하고 정권퇴진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 시위대는 전경버스에 밧줄을 매달고 끌어당기거나 타이어에 펑크를 내기도 했다.
세종로 인근에 있던 시위대 일부가 광화문 새문안교회 옆 골목으로 우회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들어가면서 한때 긴장이 고조됐으나 경찰이 추가로 인원을 투입, 봉쇄해 충돌 사태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후 11시를 넘기면서 2만여명으로 규모가 줄어든 시위대는 7일 새벽까지도 세종로와 종로, 안국동 등 도심 일대에서 한밤 거리시위를 이어갔다.
이들과는 별도로 인터넷 토론방과 카페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네티즌 5천여명이 이날 낮부터 서울광장∼태평로∼종로∼삼청동∼가회동∼세종로사거리 등지에서 거리시위에 나섰다.
한때 청와대 진출을 시도했다 경찰 저지선에 막힌 네티즌들은 세종로사거리를 점거하고 연좌시위를 하면서 광화문 방면을 가로막은 전경버스에 밧줄을 연결해 잡아당기기도 했으나 별다른 직접 충돌은 없었다.
앞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국민대책회의 주최 `국민무시 고시강행 이명박 정부 심판 범국민대회' 참가자 2천여명은 거리를 행진한 뒤 오후 6시15분께 서울광장에 도착, 광장에 모여있던 시민들과 함께 촛불문화제를 시작했다.
한편 이날 밤 서울광장에서 합동위령제를 마친 뒤 위패를 철거하고 나오던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 10여명이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장소 점거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가 폭행 사태로 번져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 10명이 연행되고 시민 3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가는 불상사도 빚어졌다.
광화문 청계광장 부근에서는 시민 10여명이 각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벌이다가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