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8 (목)

  • 맑음동두천 -2.3℃
  • 맑음강릉 1.4℃
  • 서울 -1.0℃
  • 구름많음대전 0.1℃
  • 맑음대구 2.6℃
  • 맑음울산 4.8℃
  • 광주 3.9℃
  • 맑음부산 5.1℃
  • 흐림고창 3.2℃
  • 제주 8.9℃
  • 구름많음강화 -2.4℃
  • 흐림보은 0.6℃
  • 구름많음금산 2.4℃
  • 구름많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4.6℃
  • 구름조금거제 5.2℃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국제

加정부, 97년만에 '어두운 과거' 사죄

원주민 자녀 기숙학교에 강제입교.학대 사과


캐나다 정부가 100여년간 원주민 자녀들을 강제로 기숙학교에 입학시켜 신체적 학대 등 조직적 인권침해를 자행하며 강제로 동화교육을 시킨데 대해 공식 사과하며 `어두운 과거 청산'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메일과 외신들은 9일 스티븐 하퍼 연방총리가 10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원주민 자녀들을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숙학교에 강제로 입학시켜, 신체적.성적 학대와 조직적인 인권침해를 한 점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연방정부의 이런 결단은 지난 97년간 사회의 한구석으로 밀려나 고통을 당해온 수천명의 원주민 피해자들에게 역사적이고 기억할 만한 날이 될 것이며, 캐나다 역사의 `어두웠던 한 시절'을 청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캐나다는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와 함께 지난 4월 원주민 출신 최고위 판사를 `인디언 기숙학교 진실화해 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해 향후 5년간 진상규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피해자 보상도 실시할 방침이다. 이 위원회는 생존 피해자와 관리들의 증언을 듣고,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수백만쪽의 정부와 교회의 관련 서류도 분석할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1874년 부터 인디언과 이누이트족, 그리고 프랑스인과 인디언간의 혼혈아인 메티스족 등 원주민 자녀 15만명을 기독교회가 운영하는 기숙학교에 강제로 입학시켰다. 원주민 자녀들은 부모 등 가족들과 떨어져 10여년간 학교에서 생활해야 했고, 일요일이나 휴일에만 몇시간 정도 가족면회가 가능했다.

특히 학생들은 교내에서 자신들의 고유언어 사용을 금지당하고 영어 사용을 강요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교사나 교직원들에 의해 심한 매질 등 학대를 당했다. 기숙학교들은 1970년대 들어서 대부분 폐쇄됐고, 마직막 학교가 지난 1996년 폐교했다.

8만여명에 달하는 기숙학교 생존자들은 "학교에서는 야만인으로 불렸다"고 회고하면서 "어렸을때 부터 인디언이란 정체성을 뿌리채 뽑아 죽이려 한것으로, 문화적 집단 학살이었다"고 맹비난했다.

최고령 생존 피해자인 마가릿 와바노(104)는 8세 때 로마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학교로 보내져 2년 동안 자신의 언어인 크리(Cree)어 사용을 금지당한 채 부모를 그리워 하며 보내야 했다. 10일 하원 방청석이 아닌 단상에 마련된 자리에 초청받아 정부의 사과를 직접 받게 될 와바노는 딸에게 "사죄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것을 받기 위해 내가 이렇게 오래 살았다"고 말했다.

캐나다원주민의회 의장으로 가장 먼저 원주민 지역학교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앞장 선 필 폰테인은 "캐나다는 이제 그동안 시민들에게 은폐되고 숨겨졌던 어두운 과거와 마주할 것"이라며 "원주민들은 수세대 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아온 사실을 자각하고 존엄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정부의 척 스탈 원주민문제담당장관은 "야당이 양해한다면 하원은 10일 모든 사안을 제쳐두고 연방정부의 원주민 학교정책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행사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인디언 기숙학교 진실화해 위원회'가 관련자들을 형사처벌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계를 지적하고 있으나 해리 라포르메 위원장은 "원주민들의 정의는 형사소추가 아니라 화해를 통해 회복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pk3@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