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정년 퇴임한 `마르크스 경제학의 거두' 김수행 교수의 후임 채용이 무산됐다.
13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학교 경제학부는 유일한 마르크스경제학(정치경제학) 전공 교수였던 김 교수의 후임을 채용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공개채용 지원자를 받았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학부장은 "공개채용에 정치경제학 전공자 3∼4명이 지원했으나 여러 측면에서 채용 기준에 미달해 사실상 채용이 무산됐다"며 "다음 학기에도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를 선발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가 20년간 이어 온 서울대의 마르크스경제학 연구 전통이 끊길 가능성이 커졌다.
김 교수 퇴임 당시 국내외 학계와 서울대 대학원생들 사이에서는 "학문적 다양성 유지를 위해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를 후임으로 선발해 달라"는 성명이 잇따라 발표됐다.
이에 따라 서울대 경제학부는 김 교수의 퇴임으로 생긴 공석을 채우기 위해 전공 분야를 `경제학 일반(정치경제학 포함)'으로 표기해 신규 채용 공고를 냈었다.
현재 성공회대 석좌교수인 김 교수는 1989년 서울대 경제학부 부교수로 부임한 후 20년 가까이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마르크스 경제학 강의와 자본론 완역으로 국내 마르크스경제학 분야의 `대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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