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여고에서 과도한 학생지도를 놓고 학생들과 학교 측이 극한 대립을 보여 지켜보는 이의 마음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16일 오전 9시께 광주 송원여자상업고교에서는 1교시 수업 시작과 함께 3학년 학생 150여명 등 학생들이 학교측의 과도한 학생지도를 문제 삼고 수업을 거부한 채 운동장으로 뛰쳐나왔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수업거부 사태로 학교 수업은 마비됐고 학생들과 교사들은 서로를 비난하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빚었다.
학생들은 지난 12-13일 1박2일로 떠났던 현장체험교육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이 숙소로 술을 반입했다가 적발됐고 생활지도담당 교사가 자신들을 `엎드려 뻗쳐' 상태에서 각목으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 1년 전 교장과 생활지도담당 교사가 새로 부임하면서 일방적으로 교칙을 변경해 `치마는 무릎 길이', `파마.염색 불가' 등 학생들을 지나치게 억압했다는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수업을 거부하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였고 교사들이 성추행을 했다고 폭로하는 등 도가 넘어선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응하는 학교 측도 그동안 학생들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규정만을 고집하며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두발 규제, 체벌 등의 교칙에 대해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에서 학교 측이 전근대적인 교칙 준수만을 강요했다는 비판이다.
또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음에도 학교 측은 "문제를 일으킨 교사를 교체할 계획이지만 학생지도 등은 교칙에 따라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사태 해결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이어 "학교 측의 강압적인 태도도 문제지만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스승을 정면에서 비난하는 것은 제자의 도리가 아닌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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