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감과 학생들과의 대화' 행사에서 대구지역 고교생 대표들과 교육감이 최근 촛불집회 등 사회현실에 관한 질의응답으로 공방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16일 오후 대구시교육청 회의실에서 열린 교육감과의 대화에서 대구의 고등학교 학생회 정.부회장인 대표 20여명은 신상철 교육감에게 사교육비 대응방안 등에 대한 견해를 물어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학생대표인 S고교 서모(17)양은 "중.고생이 비싼 수강료를 내고 학원에 안 다니면 학교수업을 못 따라갈만큼 사교육 현실이 심각하다"며 "도를 넘는 사교육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알려달라"고 질문했다.
신 교육감은 "시험.공부는 교사가 떠먹이는 게 아니라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내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제대로 공부하면 사교육비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답변, 공방이 이어졌다.
학생대표들은 "대구 수성구와 서울 강남에서 상상할 수 없는 비용이 사교육 학원으로 오가며 선행학습이 학력신장의 지름길로 인식되는 상황"이라며 좀 더 실현가능한 대안을 요청했다.
교육감은 "요즘 학생들은 참고서와 인터넷, 각종 영상 교재 등 학습 부교재를 활용할 수 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학교수업을 꼼꼼히 듣고 혼자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부언했다.
또다른 S고교 최모(17)군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돼 소비가 부진할 경우 군대와 학교 급식에 우선적으로 쓰일 거라는 우려로 중.고생들이 연일 촛불집회에 참가하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질문했다.
신 교육감은 "학생들의 참가이유에는 미국인들이 먹는 쇠고기와 한국에 수출하는 고기가 다른 것이라는 오해가 있다"며 "(이런 사실을) 알고 참가하는 학생이 몇명이나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학생들은 "대구지역에도 자신의 판단으로 참가하는 학생이 분명히 있다"고 응수했다.
교육감은 "정부의 쇠고기 수입협상이 일부 잘못된 것은 틀림없다"면서 "대구지역 학교 급식에는 반드시 한우고기만 사용하고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이 입증된 뒤에만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과 대화에서 예년에는 자기 학교에 부족한 시설확충 등을 많이 건의했는데 올해는 연이은 촛불집회 등의 영향인지 사회현실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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