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라 하기 싫어' `천벌을 받을 쏘∼리!' `웃낀다' 청소년들이 즐겨 보는 인기 만화의 언어 파괴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국내 유명 출판사들이 펴낸 아동 권장도서까지 맞춤법이나 표준어에 어긋난 용어를 사용해 청소년의 국어 오용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국립국어연구원(원장 심재기)이 대여 순위 10위권 내의 국내외 만화 35권과 14개 국내 유명 아동 출판사가 펴낸 번역 동화, 창작 동화, 역사·과학 도서 30권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만화에서 8014건, 아동도서에서 3216건의 국어 오용사례가 발견됐다. 특히 만화에는 `꼴통아' `저 얼빵한' `젠장' `개쪽준' `왕롱다리' `삑사리가 나긴 했지만' 등 거칠고 저속한 용어가 난무해 주요 독자층인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을 저해하고 있다. 또 `나를 낳은 오리지널 파파' `내 베스트 프렌드가 돼 죠' `나의 blood type(혈액형)은…' 등 외래어, 외국어 남용도 심각하다. 이 외에도 `갈깨요(갈게요)' `깍을(깎을) 순' `정체를 버낀다(벗긴다)' `니가(네가) 책임져' 등 맞춤법을 무시하는 내용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아동 도서는 만화에 비해 오용 정도가 비교적 덜하지만 `내꺼(내 거)' `웃낀다(웃긴다)' `가슴을 조리며(졸이며)' `잠궈(잠가)' `옷을 빌어(빌려) 입고' `내노라(내로라) 하는 부자들' 등 맞춤법, 표준어 규정에 어긋난 표기가 적지 않았다. 세계사 관련 도서에는 외국인 인명과 지명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는데 부정확한 외래어 표기가 많았다. 갠지즈 강(갠지스 강), 마호멧(마호메트), 뭇솔리니(무솔리니), 앗수르(아수르), 에스파니아(에스파냐), 징기스칸(징기즈칸), 티베르(테베레) 강가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과학 서적에서도 핀세트(핀셋), 포수용 조작 패널(패널), 토숀 바(토션 바) 등 잘못된 표기가 발견됐다. 어문실태연구부 최혜원 연구사는 "글을 처음 깨우치면서 읽게 되는 동화책이나 만화책의 국어 오용은 바로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출판 관계자들이 정확한 표기와 바른 표현을 사용하는데 좀더 노력을 기울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