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에서 필답형 대학별고사를 금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으므로 대입 자율화 방침에 맞춰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필답고사를 실시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여는 정책포럼에 앞서 10일 미리 배포한 자료집에 따르면 김미숙 개발원 대입제도연구실장은 '대학의 선발 자율성과 대학별고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선행 연구를 살펴보더라도 논술고사 외 필답형 대학별고사를 금지하는 것은 대학의 선발 자율권을 침해하는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대학들은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필답고사를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에는 논술고사 외 필답고사는 실시하지 못하도록 돼 있으며 고교등급제, 본고사 및 기여입학제 금지 등 역대 정부에서 이어져온 '대입 3불(不) 정책'도 입시부담 가중, 사교육 증가 등 이유로 대학별고사 금지를 포함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 대입 자율화 방침에 따라 3불 정책도 폐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본고사 부활 우려가 일자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과거 국어와 영어, 수학 위주의 필답고사는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 실장은 "전공 심화과정이 필요한 일부 전공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대학별고사를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계열별, 학과별 특성에 따라 필답고사 과목 및 비중을 최소화하고 학교 교육의 질과 수준,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창남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입 자율화 시대의 국가고사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대입에서 수능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문제"라며 "수능의 목표와 기능을 중등교육 정상화로 한정하고 그 성격과 명칭도 고교 졸업시험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대입전형에서 수능 비중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수능과 내신을 통합하거나 수능을 두차례 실시하는 등 이원화하는 개선책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