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박사 학위 취득자 배출 순위에서 미국 외 대학 중 1위를 굳건히 지켜 오던 서울대가 2004년 이후부터 칭화(淸華)대와 베이징(北京)대 등 '중국세'에 현격히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가경쟁력 향상에 필수적인 고급 두뇌 확보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실시한 박사학위취득조사(Survey of Earned Doctorates)에 따르면 1997∼2006년 미국 대학 박사학위 취득자들의 학부 출신 대학을 조사한 결과 서울대 출신이 3천42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대학을 제외한 대학 중 가장 많은 숫자이며 미국 및 해외 대학 출신자를 통틀어 따진 전체 집계로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의 4천298명에 이어 전체 2위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실적을 따지면 칭화대가 2004년 서울대를 제치고 해외 대학 중 1위를 차지했고 2005년부터는 UC버클리마저 제치고 전체 1위에 올라섰다.
조사 대상 최근 연도인 2006년에는 1위인 중국 칭화대(571명)에 이어 베이징대도 전체 2위에 오르는 등 중국인 유학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UC버클리와 서울대의 2006년 순위는 전체 3, 4위로 밀렸으며 그 뒤를 코넬대, 앤 아버 미시간대, 오스틴 텍사스대, 브리검 영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등이 따랐고 전체 10위는 플로리다대와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가 공동으로 차지했다.
2006년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 중 37%는 미국 시민이 아닌 것으로 집계됐다고 NSF는 밝혔다.
중국 대학들과 비교하지 않고 절대 숫자로만 보더라도 서울대 학부 졸업생 중 미국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원이 1994년에는 638명이었으나 2004∼2006년에는 매년 350∼390명 수준에 그치는 등 감소가 뚜렷했다.
이 결과에 대해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하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근호는 "UC버클리가 10년간 누계로는 아직 1위지만 서울대보다 아주 많이 앞서는 것은 아니며, 또 칭화대와 베이징대가 한국 라이벌(서울대를 지칭)을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번 조사는 법무, 의무, 약무, 교육실무 등 분야에서 수여되는 실무 중심의 전문학위(professional degree)를 제외하고 연구 중심의 전통적 학술박사학위만 집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