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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전문적 활동 실적, 근무평정·승진 등과 연계해야"

교원정책, ‘전문가’ 위상 확립이 해답

교원평가, 무자격교장 공모, 학습연구년제 도입, 수석교사제…. 교원을 둘러싼 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 교원의 사기는 점점 저하되고 있다. 7일 교총에서 만난 노종희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와 이원희 교총회장은 근무여건 개선을 통한 전문적 환경 조성과 ‘전문가’로서의 위상 확립을 가능하게 하는 정책이 이 시대가 바라는 교원정책의 방향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교원평가 소모적 논란 그만… 현행 ‘근무성적평정’ 재구조화 바람직 - 노종희
무자격(내부형) 교장공모제 안 돼… 18대 국회서도 폐기 활동 지속 - 이원희

 
이원희=새 시대의 교사는 철저한 전문가여야 한다는 것이 교총이 제시하는 교사상입니다. 노 교수님께서는 그동안 교원자격 취득 기준 강화나 수습교사제 도입 등 교원 양성, 임용, 연수에 대한 여러 대안을 내놓으셨는데요. 앞으로 교원정책의 방향에 대해 제시를 해 주신다면.

노종희=교원정책은 다중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복합개념입니다. 먼저 교원정책은 교원에 ‘관한’ 정책이며 동시에 교원을 ‘위한’ 정책입니다. 교원에 ‘관한’ 정책은 교원의 양성, 자격, 임용, 승진, 연수, 근무평정 등에 관한 정책으로서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주된 목적을 둡니다. 한편 교원을 ‘위한’ 정책은 교원의 교직생활의 질(quality of work life:QWL)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으로서 교원의 직무만족도를 제고시키는데 초점을 두지요.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전문가로서의 교원위상 확립을 위해 교원 정책은 전문성 신장과 직무만족도 제고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향에서 폭넓게 강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원희= ‘전문가’위상 확립을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을 교수님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노종희=지나친 연공서열주의, 획일적 평등주의, 관료주의, 무사안일 등의 풍토를 조장하는 보상체계, 승진제도 등이 교직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는’ 교원들에게 차별적 보상과 인정이 주어질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과 승진제도 등을 개선함으로써, 학교 내에 팽배해 있는 무사안일주의를 전문적 경쟁주의로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학교를 학습공동체(learning community)로 육성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현장교육연구비를 확충해 공모방식에 의한 우수연구교사 발굴 지원, 교과별 연구회 육성(연구발표대회, 연구지 발간, 교수․학습자료 개발 등에 대한 지원금 보조를 통한 이의 활성화 유도), 우수교사를 선발해 석․박사과정 학비를 지원하거나 전문성이 뛰어난 교원의 활용 극대화(연수원 강사, 출제위원, 신임교사 멘토) 등도 필요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전문적 활동 실적을 근무평정, 승진 등과 연계해야함은 물론이고요.

이원희=자연스럽게 평가와 연결이 되는데요. ‘교원평가’를 둘러싼 논란, 교수님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노종희=‘교원 평가’는 결코 새로운 제도가 아닙니다. 현행의 근무성적평정에서 교육자로서의 품성과 공직자로서의 자세는 물론이고 학습지도, 생활지도, 교육연구 및 담당업무 등 교원의 근무실적과 근무수행능력을 평정되도록 되어 있지 않습니까? ‘교원평가’에서 평가하려고 하는 내용이 이미 근무평정척도에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현행 근무평정제도에 운용상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등에서 법적 근거마저 모호한 교원평가제에 대해 찬성, 반대를 하면서 시간만 보낼 것이 아니라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편이 보다 현실적일 것입니다.

이원희=교수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교총 역시 학교 현실에 맞고 교원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적하셨다시피 갈등의 요소가 많은데요. 교원평가 문제의 갈등을 풀어낼 해법은 무엇일까요.

노종희=승진과 전문성 향상을 별개인 것으로 구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교원평정제도 자체가 승진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행 승진체계 아래서 일부의 승진대상자에게 그 점수가 필요한 것뿐입니다. 근무성적평정은 승진 대상자만이 아니라 교원 모두에게 필요한 제도이며, 이의 합리적 운용을 통해 교사의 수업효과성을 제고시키고, 동시에 그의 전문적 성장을 자극하며, 일정기준에 미달하는 교사들을 교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현행 근무성적평정을 교사의 전문적 성장(professional growth)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면적 재구조화 하고, 관료적 통제아래 교사의 책무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평정 틀에서 벗어나 교사를 전문가, 지식근로자로 보는 새로운 시각에서 출발하면 갈등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학습년구년제, 우선 공모 선발부터
이원희=교과부가 교사들의 학습연구년제(안식년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총에서도 꾸준히 요구해 왔던 제도이지만 취지, 운영, 선발 모두에 시각차가 뚜렷해 보입니다. 근무 실적, 교원평가와 연계한 ‘인센티브’로 운영이 아닌 전문성 제고를 위한 ‘재충전’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데요. 교원의 학습연구년제, 대학교수나 연구원들과 어떻게 차별화하는 것이 좋을까요.

노종희
=교사들의 학습연구년제는 전문직으로서의 교직발전을 위해 매우 혁신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제도입니다. 다만 많은 재원이 소요되어 정책당국이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선 시작 단계에는 우수교사를 대상으로 해 그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는 것이지요. 여기서 우수교사는 공모방식으로 선발, 학습연구년 기간 동안 현장연구나 교수․학습 자료개발, 또는 석․박사논문 등을 작성하도록 합니다. 아니면 연구기관에 객원연구원으로 파견, 현장과의 연계성을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대학에서도 대학 전체, 단과대학, 그리고 학과 교수 수에 따라 연구 년 대상 인원수를 규정하고 있고, 제출된 연구계획서에 따른 연구결과를 추후 학술지에 게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원희=좋은 아이디어를 주신 것 같습니다. 교총의 향후 전략으로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교총의 오랜 숙원이었던 ‘수석교사제’가 3월부터 시범실시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석교사의 위상이 명확히 정립돼 있지 않은 데다 빈약한 연구활동비, 업무 가중 등 여러 문제점이 산적해있는 상황입니다.

노종희=수석교사제 도입은 현행 교원 자격제도 및 승진제도의 개편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생각만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더욱이 수석교사제의 도입 취지로 보아 자격제도 및 승진제도의 개편이 보다 근본적일 수밖에 없고, 더 나아가 연수제도, 보수제도 등과도 연계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수석교사제 도입은 교원인사제도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수반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수석교사의 성격 또는 역할이 어떻게 규정되느냐에 따라 학교 내에서 교장(감)과의 관계, 정원, 대우 등 제도시행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리되어야 할 문제가 한 둘이 아닙니다. 현재 ‘시범’ 중인 수석교사제는 위에 제시한 관련 제도들과의 연계성을 전혀 가지지 않은 채 ‘뿌리 없이 떠 있는’ 제도여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이원희=잘 짚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노 교수님께서 보시는 합리적 수석교사제 운영방안이 궁금합니다.

수석교사 자격제로
노종희=2급, 1급 정교사를 거쳐 수석교사가 되도록 하는 ‘자격제’ 운영이 방법일 것입니다. 대학에 정교수가 더 많아 역삼각형구조를 이루는 것처럼 수석교사도 그 수가 많아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중에서 교육청 소속 수석교사를 뽑아 학교현장을 순회하며 실질적 멘토(초임교사 지도, 수업참관, 수업 및 현장연구, 수업자료 개발 등) 활동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 장학사가 제한적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는 일선학교의 장학은 수석교사의 멘토 활동을 통해서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장 승진의 길도 열어주는 등 다양한 교사의 길을 열어주는 방편으로 발전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원희=9월부터 시행되는 제3차 교장공모제 시범적용 내부형 교장공모 마감에서도 드러나듯-공모학교 총76개교 중 19개교인 25%로 지난 1차(71%, 55개교 중 39개교), 2차(56%, 57개교 중 32개교)에 비해 급격히 떨어진 것- 무자격 교장에 대한 기피현상 확산은 학교현장의 부정적 여론이 투영된 것으로 봅니다. 자격제의 근간을 흔들고 교장의 전문성을 부정하는 무자격(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교총은 18대 국회에서도 폐기 활동을 지속해 나가려합니다. 자격과 전문성을 살리는 공모제 정착을 위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노종희=현행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의 문제점을 일부 보완하면서 교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공모제에 의한 교장임용 방식을 일정한 비율(9:1 또는 8:2)로 병행 실시하는 방안은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교장자격증제는 존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모제는 교장자격연수를 받을 대상자를 선발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 그 자체로서 교장임용을 자동적으로 담보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모에 의한 선발과정에서 학교장으로서의 잠재적 역량을 평가해 내고, 선발 후 교장자격연수를 받고 자격증을 취득케 한 후 교장으로 임명해야 할 것입니다. 교감 경력을 가지지 않은 공모 선발자의 경우에는 교장자격연수 이외에 일정 기간의 인턴십을 거친 후 교장으로 임명해야 할 것입니다.

이원희=마지막으로 ‘전문가’로서의 교원 위상 확립을 위해 정부와 교총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계시다면.

노종희=정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학교를 관료적 조직이 아닌 전문적 조직으로, 교원을 단순히 공무원이 아니라 전문가로 대우하는, 그래서 학교가 하나의 학습공동체, 전문공동체로 육성 발전할 수 있는 체제와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교총은 앞으로도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제공함으로써 전문직 단체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확립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질 높은 연수과정, 교과연구회 활동, 현장연구 발표대회, 교수․학습자료 개발 및 보급, 현장컨설팅 등을 활성화 시켜야 할 것입니다. 또 교원양성, 자격, 임용, 연수, 승진, 근무평정, 근무조건 등에 대해 건설적 대안을 교총이 먼저 제시하고 이의 채택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이원희=짧은 시간에 많은 질문을 드렸음에도 다양한 의견을 주셨습니다. 말씀하신 데로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더욱 힘쓰는 교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노종희는
공주사범대(교육학과 학사), 서울대(교육행정학 석사), 미국 서던미시시피대학(교육행정학 박사)을 나와 한양대 사범대 교수로서 사회교육원장, 사범대학장, 교무연구처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경력사항은 한국교육개발원 수석연구원, 교육개혁심의회 전문위원, 중앙교육심의회 연구위원, 전국대학사회교육협회장, 한국교육행정학회장 등을 거쳐 현재 한국교육학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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