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기본은 칭찬과 격려, 그리고 사랑입니다."
유인종 전 서울특별시교육감이 교육자로 살아오며 느낀 소회와 교육관, 올바른 자녀 교육법 등을 정리한 저서 '한국 교육의 리모델링-아이들이 행복한 학교'(공저 전병식, 교육과학사刊)를 14일 출간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8년 간 서울시교육감을 지낸 그가 교육 행정가로서, 50여년 간 교단에 서 온 교사로서, 네 자녀를 키워낸 아버지로서의 경험을 학부모, 교사들과 공유하기 위해 쓴 책이다.
유 전 교육감은 책에서 1957년 교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소개하며 아이들을 사랑과 인내로 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강조했다.
당시 담임을 맡았던 반 아이들이 칼을 휘두르며 싸우다 퇴학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아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6개월 간 심리학 공부에 매달리며 아이들과 상담하고 동료 교사, 교장을 설득한 끝에 학생들을 복교시키는데 성공했다는 것.
현재 그 학생들은 목사, 의사, 실업가, 과학자로 성장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유 전 교육감은 "학부모와 교사들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격려하고 인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이러한 자세로 교육할 때 우리 교육이 바로 잡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0교시 수업, 심야 보충학습 등 과도한 경쟁 위주의 교육 풍토에 대해 그는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건강을 지킬 수 있겠는가"라며 "어른들이 정신을 차리고 대오 각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학생들 사이에 관행처럼 자리잡은 선행학습에 대해서는 "반짝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저해해 의존형 아이, 이른바 '티처보이'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교육은 아이들을 폐쇄적인 운동장에 몰아넣고 소싸움을 시키면서 어른들은 구경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한 한 외국 교육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아이들의 눈높이와 삶의 행복을 무시한 채 어른 중심의 강압적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 전 교육감은 무엇보다 "교육 선진화를 위해 입시위주, 출세위주로만 생각하는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 뒤 "교육에 대한 의식구조, 가치관을 대대적으로 바꾸기 위한 국민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저자인 전병식 서울 전곡초 교장은 "산업사회에서는 지식을 누가 갖느냐가 중요했지만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 즉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며 "나 혼자만 잘하는 교육에서 함께 잘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