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중학교 운영지원비 폐지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의정부지법이 학교운영지원비 반환 이행권고 결정을 내려 향후 정식재판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26일 전국 시.도교육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학교운영지원비 징수 논란은 정부가 중학교에 대해서도 의무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2001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2002학년도 신입생을 시작으로 2004학년도까지 중학교 무상 의무교육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수업료와 입학금을 면제하는 대신 학교운영지원비(당시 육성회비)와 급식비 등은 학부모가 부담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때부터 올바른 교육을 위해 학교운영지원비 징수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교사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2005년 말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헌법상 의무교육 과정인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을 완전 무상화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학교운영지원비 징수 논란이 학부모 사이에서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부터.
전국에서 학부모 단체를 중심으로 '학교운영지원비 폐지 모임'이 발족해 납부 거부 운동을 벌였으며 전북지역의 한 기초의회가 동참하기도 했다.
이 모임은 "급식비와 교복비도 부담인데 학교운영지원비까지 학부모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국가가 교육비를 책임지는 것이 의무교육인데 이런 관념에 비춰 볼 때 학교운영지원비 징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서울.경기.경북.전북.광주지역 학부모 112명은 교육부장관과 5개 시.도 교육감을 상대로 학교운영지원비 반환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와 별도로 다른 학부모 100명도 같은 내용의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지역 학부모 5명도 지난달 의정부지법에 경기도교육청과 중학교 2곳을 상대로 학교운영지원비 22만2천300원을 돌려달라며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내 법원이 이행권고 결정을 했으나 교육청에서 이의를 신청해 정식 재판을 통해 반환여부가 가려지게 됐다.
교육청 측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운영 지원비를 걷고 있기 때문에 부당한 징수는 아니다"며 "정부의 정책 판단에 따라 학교운영 지원비 폐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결국 헌법이 보장한 무상 의무교육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것이다.
학교운영지원비 폐지 의정부운동본부 오명실 위원장은 "초등학교는 중학교보다 먼저 의무교육을 시행했고 당시 학교운영지원비를 징수하다 폐지했다"며 "이는 의무교육에 학교운영지원비의 부과 권한이 없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내는 중학교 운영지원비는 연간 14만∼21만원으로 인건비와 교사연구비 등으로 쓰이며 지난 한해 전국에서 3천700억원을 징수한 것으로 교육청은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