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여 년전, 호주는 세계의 다른 대륙들로 버려진 땅이 됐다. 그러나 이제 호주는 지상의 낙원으로 꼽힌다.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땅이 전체 면적의 99%.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았기에 호주는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있는 천혜의 땅으로 남을 수 있었다.
오후 9시50분~10시40분으로 시간을 앞당긴 EBS다큐프라임에서는 27~29일 호주의 비밀을 찾는 ‘공생, 자연과 문명’을 방송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자연은 인간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잊고 파괴의 주범이 돼왔던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지난 2월 13일 호주의 수도 캔버라의 국회의사당에서 케빈 러드 총리가 원주민 아보리진 앞에 고개를 숙였다. 과거 정부의 원주민 탄압에 대해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적인 사과를 한 것이다. 유럽인들은 6만년 전부터 호주에 정착해온 아보리진에게서 땅을 뺏고 학살하며 어린이들을 부모와 떨어뜨려 강제로 백인가정에 보내곤 했다.
최근 호주 정부는 원주민들에 대한 사과의 차원에서 이들이 현대문명의 삶을 살도록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그것을 거부한 채 여전히 원시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연은 인간이 가한 힘을 기억하고 인간에게 되돌려준다는 부메랑의 진리를 아는 아보리진은 어떠한 숲과 강, 생물도 파괴하지 않는 생활을 이어온 것이다.
호주 정부가 최근 이러한 아보리진의 정신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세계최고의 생태관광국가로 거듭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급격하게 진행되는 전세계의 환경오염 피해가 호주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던 것. 호주의 자랑이자 세계 유산인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의 산호초가 백화되고 물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는 등 극지방에 가까운 탓에 오존층 파괴로 인한 피해가 나타나자 호주 정부는 아보리진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을 치료하는 자연의 벗, 인간 보노롱(Bonorong)의 활동도 늘고 있다. 호주 대륙에서 펼쳐지는 자연과 문명의 공생을 위한 치열한 고민의 여정을 따라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