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 교과부 장관과 우형식 제1차관의 거취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이 나오고 있다. 핵심은 ‘교체론’이고, 이유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교육을 중시한다는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라고 할 만한 것을 찾을 수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교육 없이 경제 없다’며 행차 소리만 요란했지 무슨 일은 했는지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이 직접 ‘개천에서 용 나는 교육시스템 구축과 사교육비의 획기적 절감’이라는 확고한 교육철학까지 여러 차례 밝혔지만 주무부서는 마땅한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연스레 장·차관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분위기다.
안 장관은 지난 8월 6일 취임식을 마치고 기자실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유지돼온 평준화 기조는 지켜져야 한다”는 공자님 같은 말씀(?)을 남긴 이후 좀처럼 자신의 ‘교육철학’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현안이 많기로 유명한 교과부이지만 취임 4개월이 되도록 기자들 앞에 서는 일도 거의 없다.
우 차관은 ‘외풍’에 더 시달리는 모습이다. 부내에서는 비교적 업무 추진력을 높게 사고 있지만 차관자리를 염두에 둔 인사들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고시 선·후배에 청와대 인사의 움직임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주호 차관론’까지 등장했다”며 “우 차관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차관이 흔들리면서 무자격자의 교장임용, 교원평가제 도입, 교원안식년제 실시, 교원 정년연장 논란, 교육예산 삭감 등 수십만 교원이 궁금해 하는 사안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인지 알 방법이 없다. 일선 교원들이 교수·학습에만 매달릴 분위기가 안 된다.
내정 당시부터 ‘정치력이 있다’는 말을 들은 안 장관은 이제 정치력 대신 교육적 마인드를 보여줘야 한다. 그간 50명의 교육수장 가운데 정치논리로 교체된 장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 차관 또한 공직생활을 통해 쌓은 ‘내공’을 스스로 시험해야 한다. 프로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