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실 폭로한 책 ‘지금 6학년 교실에서는’
발간이후 ‘체벌 허용’ 놓고 찬반 논란 불거져
규칙 어기면 불이익…초등부터 확실히 가르쳐야
“체벌을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찬반론으로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교실에 규율을 제대로 세워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하자는 것이었어요.”
초등학교 교실의 실상을 폭로한 서울 서래초 김영화(55)교사의 책 ‘지금 6학년 교실에서는…’(미니허니)이 일간지(중앙․조선일보)에 보도되면서 ‘체벌 허용’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잘못하면 때려야 한다” “교권은 매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등 체벌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으며, 김 교사에게도 격려와 욕설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아이들이 면전에서 욕을 하면 교사들은 너무 당황스럽고 부끄러워 아무에게도 말도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공론화하가 안되니 개선책도 못 찾는 것이고요.”
교사에게 야단맞은 아이는 심한 욕설 문자를 보내고, 담임교사가 맘에 안 든다고 교장실로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가는가 하면, 매년 담임 배정 때마다 “6학년 담임만은 다들 못하겠다고 하니, 6학년을 없앨 수도 없고…”란 교장선생님의 서글픈 푸념을 들어야 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저는 35년 교직생활의 절반을 6학년을 가르치며 보냈어요. 모두가 기피하는 6학년을 맡아 가르치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저부터 달라지고자 책을 쓰게 됐어요.”
김 교사는 5% 문제아들의 교권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에 교사들이 단호하게 대처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20%의 ‘건들건들’파가 가세해 교실은 순식간에 통제 불능의 난장판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욕을 하거나 대드는 아이들도 본인들의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교사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니 점점 더 나쁜 행동을 일삼게 되고, 그 행동이 대다수 착한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죠.”
“규칙을 어기면 불이익이 있다는 것을 초등학교에서부터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는 김 교사는 “생활지도에 있어서만큼은 교사들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느 한 반의 생활지도가 무너지면 그 여파가 6학년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랑이 없으니 체벌 운운한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하는데, ‘아이가 왜, 무슨 잘못을 했을까’를 생각하기에 앞서 ‘우리 아이 미워하지 마세요.’라는 말부터 하는 부모님을 보면 많이 안타까워요. 이젠, 내 아이를 위해 학부모님들도 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책의 파장이 커 두렵기도 하지만 화두(話頭)를 던진 만큼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끝까지 하겠다”고 똑부러지게 각오를 다지는 김영화 교사. 그녀는 “2009년이 ‘법과 원칙이 서는 학교 만들기’ 원년(元年)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동료교사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1년만 참으면 된다는 소극적 생각을 버리세요. 나의 안이한 태도가 한 아이를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수렁으로 이끌 수도 있으니까요.”